"때리지 말라" 비는데도…간병인은 말기 암 환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때리지 말라" 비는데도…간병인은 말기 암 환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말기 암 앓는 노인 폭행한 간병인⋯폭행 장면 담긴 영상에 덜미 잡혀
노인복지법 위반 행위⋯단순 폭행보다 처벌 수위 무겁다

코로나 때문에 가족 면회가 막힌 상황에서 재활병원 간병인이 말기 암 환자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채널A 뉴스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가족조차 병원에 면회를 갈 수 없는 상황에서 간병인이 환자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의 모 재활병원에서 일어난 사건. 피해 환자는 말기 암을 앓는 69세 노인이었다.
이 사건 간병인 A씨는 피해자에게 수시로 폭행을 저질렀다. A씨는 코에 연결된 줄로 식사를 해야 하는 환자에게 "말 좀 들으라"며 주먹을 휘두르거나, 머리나 어깨를 밀쳤다. 심지어 환자가 두려운 표정으로 "때리지 말라"고 두 손으로 비는데도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A씨 범행은 누군가 피해 환자 가족에게 영상을 제보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그런데 이렇게 증거 영상이 나왔는데도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도리어 병원 안에서 제보자를 색출하려 했던 A씨. 현재 경찰은 간병인 A씨를 폭행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로톡뉴스는 이 사건 가해자와 병원 측이 지게 될 책임에 대해 정리해봤다.
환자와 그 가족을 모두 울린 간병인의 범행은 단순 폭행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피해 환자가 만 65세가 넘었다는 점에서,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이 가능했다.
노인복지법은 보호자가 65세 이상의 노인을 상대로 폭행 등을 저지른 경우 '노인학대'로 본다(제1조의2 제5호). 여기서 보호자란, 가족뿐 아니라 A씨처럼 업무·고용 등 관계로 사실상 노인을 보호하는 사람을 모두 통칭한다(제1조의2 제2호).
이처럼 간병인이 보호하던 노인을 폭행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제55조의3 제1항 제2호). 형법상 단순 폭행죄가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처벌 수위가 높다(제260조 제1항).
더욱이 노인복지법 위반 행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만큼, 아무리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재활병원 측은 "간병인이 폭행한 사실을 몰랐다"면서 "간병인은 환자 측이 고용했기 때문에 병원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만약 간병인이 병원 측에 의해 고용됐다면, 폭행에 대한 책임을 병원에도 함께 물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환자를 폭행한 간병인과 병원이 공동으로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병원 측의 민법상 '사용자 책임'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 병원 측은 "간병인은 개인 사업자"라며 "병원에 직고용된 게 아니니 간병인 과실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손해배상 책임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환자가 간병인과 별도로 계약을 맺지 않은 점 ▲간병비를 병원 측과 간병인협회가 일괄 책정한 점 ▲환자가 간병비를 병원 측에 지급한 점 등에서 병원에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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