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시신 유기' 징역 27년... 6개월 만에 떠오른 시신, 항소심 형량 가를까
'두물머리 시신 유기' 징역 27년... 6개월 만에 떠오른 시신, 항소심 형량 가를까
동거인 살해 후 남한강 유기한 30대
'상해치사' 주장했지만 살인죄 인정돼

동거인을 폭행·살해한 뒤 남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27년이 선고됐다. 이후 시신이 6개월 만에 발견되며 항소심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동거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경기 양평군 남한강 두물머리에 유기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평소 피해자를 경제적, 신체적으로 착취해 온 이 사건은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항소심을 앞두고 피해자의 시신이 6개월 만에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월 13일 발생했다.
30대 남성 피고인은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함께 배달 일을 하던 동거인 피해자가 잔반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소한 이유로 1시간 넘게 무차별 폭행했다.
피해자가 쓰러져 애원했음에도 피고인은 뒤에서 목을 졸라 끝내 살해했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유족과 지인들에게 살아있는 척 문자를 보내 안심시키고, 렌터카를 빌려 경기 양평 용담대교 10m 아래 한겨울 남한강에 시신을 던졌다.
자백만으론 부족한 살인죄... '살인' vs '상해치사' 치열한 공방
경찰에 긴급체포된 피고인은 "다투다 화가 나 목을 졸랐고, 시신은 강가에 버렸다"며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형사재판에는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는 자백보강법칙이 존재한다. 특히 살인죄를 묻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망 원인과 인과관계가 필요한데, 시신이 없으니 부검을 통한 증명이 불가능했다.
피고인은 이 허점을 파고들었다.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 대신 상해치사를 주장했다.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는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인데, 살인은 미필적 고의까지 포함해 5년 이상에 무기징역, 사형까지 가능하다"며 "피고인 입장에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얕은수를 배척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한 시간 넘는 폭행 후 급소인 목을 조른 점, 119 신고 없이 곧바로 시신을 유기하고 피해자 행세를 하며 해외 도피 자금을 마련한 점 등 객관적 정황을 볼 때 살인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6개월 만에 발견된 시신, 항소심 '스모킹 건' 될까
1심 변론 종결 직후인 지난 7월 1일, 연인원 1800명이 90차례 수색하고도 찾지 못했던 피해자의 시신이 피고인이 지목했던 교각 사이에서 떠올랐다.
국과수 부검감정서에는 목뿔뼈와 방패연골 골절 등 목 눌림 질식에 부합하는 전형적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1심에서는 피고인의 구속기한 만료 문제로 이 결과가 정식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지만, 쌍방 항소로 열리는 2심에서는 핵심 증거로 다뤄질 예정이다.
시신 부패가 심해 최종 사인은 '불명'으로 기재됐으나, 이는 결코 피고인에게 유리한 대목이 아니다.
임 변호사는 "부검에서 확인된 목뿔뼈와 방패연골 골절은 무차별 폭행 뒤 목을 졸랐다는 범행 경과와 맞아떨어진다"며 오히려 공소사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검찰은 1심에서 이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피고인만 항소했을 때 적용되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도 검찰의 쌍방 항소로 해제됐다.
스무 건에 달하는 전과와 반성 없는 태도를 종합할 때, 새롭게 추가된 부검감정서가 항소심 형량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