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소녀 몸에 볼펜·딱풀 넣고, 모녀끼리 만지게 한 목사…11억 배상 판결
13살 소녀 몸에 볼펜·딱풀 넣고, 모녀끼리 만지게 한 목사…11억 배상 판결
'음란죄 상담' 빙자 성착취
사이비 교주 일가에 11억대 배상 판결

사이비 종교 목사가 20년간 신도들에게 성적 학대와 가혹행위를 일삼아 피해자 7명에게 11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셔터스톡
"치아를 뽑아 나를 사랑하는 흔적을 몸에 남겨라."
목사의 지시에 26세 새터민 여성은 치과 화장실에서 벽에 머리를 찧고, 휴대폰으로 입을 내리쳐 앞니 하나를 뽑았다. "이빨 하나당 훈장을 주겠다"는 말에, 그녀는 펜치를 들어 스스로 앞니 3개를 더 뽑아냈다.
20여 년간 사이비 종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몸과 마음을 유린당한 피해자 7명에게 법원이 총 11억이 넘는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민사2부(재판장 임정택)는 'A교회' 목사 B씨와 아내, B씨의 동생에게 "피해자들의 존엄성을 무참히 훼손했다"며 피해자별로 최대 3억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음란죄 상담'이라는 이름의 지옥
판결문에 드러난 A교회의 실상은 지옥 그 자체였다. 목사 B씨는 2001년부터 신도들을 자신이 마련한 주택에서 집단생활하게 했다.
B씨는 "세상으로 나가면 악이 물든다", "부모로부터 '조상죄'를 끊어야 한다"고 설교하며 신도들을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철저히 격리시켰다. 학교도 보내지 않은 채 어린 신도들을 자신의 왕국에 가뒀다.
B씨는 이렇게 심리적으로 완전히 장악한 신도들을 상대로 '음란죄 상담'이라는 끔찍한 의식을 자행했다. 성적 행위에 대한 지식이 없는 피해자들에게 "음란한 생각은 죄이며, 내 앞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며 회개해야 한다"고 세뇌했다.
B씨가 저지른 범죄는 상상을 초월했다.
- 13살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볼펜과 딱풀을 집어넣었다.
- 15살 피해자와 어머니를 불러 함께 옷을 벗게 한 뒤, "어머니의 음란죄 상담을 도우라"며 서로의 신체를 만지게 하고 이를 캠코더로 촬영했다.
- 자매인 피해자들이 서로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다.
- 새터민 피해자에게는 나체로 자위행위하는 모습을 촬영해 제출하게 했다.
B씨 아내와 동생은 충실한 조력자였다. 이들은 헌금 액수를 채우지 못한 신도들을 다른 신도들 앞에서 폭행하고 모욕하며 돈을 갈취했다. 한 신도는 야구방망이로 허벅지를 맞았고, 스스로 얼굴에 개똥을 바르는 가혹행위까지 당했다.
"너무 오래됐다"는 가해자들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해 B씨는 징역 25년, 아내는 8년, 동생은 4년 형이 확정돼 이미 복역 중이다. 이번 민사소송에서 이들은 "불법행위가 있은 지 10년이 넘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어린 나이에 입교해 장기간 사회와 격리된 채 B씨를 신격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 자신들이 당하는 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조차 인식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시작되는 시점은 범죄가 발생한 때가 아니라, 피해자들이 교회를 빠져나와 자신들의 피해를 처음으로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2020년 12월부터라고 판단했다.
가해자의 시간이 아닌, 피해자가 세뇌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게 된 순간부터 법의 시간이 흐른다고 본 것이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가합12930,2022가합6215(병합) 판결문 (2024. 10.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