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 환불 요청에 '강제 매칭'…소개팅앱 꼼수, 법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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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환불 요청에 '강제 매칭'…소개팅앱 꼼수, 법은 알고 있다

2026. 02. 04 15:0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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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시' 핑계 안 통한다

'청약철회 방해' 조항이 당신의 돈을 지키는 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여성에게 계속 연락 온다"는 말에 6만원을 냈지만, 돌아온 건 원치 않는 프로필과 환불 거부였다. 환불을 요구하자 업체는 '서비스 개시'를 명분으로 대화방을 강제 생성하는 '꼼수'를 부렸다.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짓밟는 행위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강력한 소비자 보호 조항을 들어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환불 요청" 말 끝나자 열린 대화방…6만원에 날아간 신뢰

2022년 4월, 직장인 A씨는 소개팅 업체 O사로부터 한 여성의 프로필과 함께 "여성분으로부터 계속 연락이 온다"는 매력적인 제안을 받았다. 곧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A씨는 서비스 비용 6만 원을 즉시 이체했다. 하지만 업체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A씨가 원했던 여성과의 매칭 대신, 다른 여성들의 프로필만 연이어 도착했을 뿐이다.


이에 A씨는 처음 소개받은 여성이 아니면 환불해달라고 명확히 요구했다. 업체가 먼저 "계속 연락이 오고 있다"고 했던 대화 기록을 근거로 빠른 매칭을 촉구했지만, 업체는 돌연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앞뒤가 다른 업체의 태도에 신뢰를 잃은 A씨는 대화방이 생성되기 전, 다시 한번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의 요청에 대한 응답은 환불이 아닌, 몇 분 만에 강제로 생성된 대화방이었다. '서비스가 개시되면 환불 불가'라는 규정을 악용해 환불을 피하려는 업체의 의도가 명백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업체의 '꼼수' 꿰뚫는 법의 방패, "청약철회 방해"

업체는 소비자보호법을 거론하며 환불 불가 입장을 고수했지만, 법은 소비자의 편에 있었다. 핵심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는 원칙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계약을 철회하고 환불을 받을 권리(청약철회권)를 가진다. 물론 '용역 제공이 개시된 경우' 환불이 제한될 수 있지만, 법은 사업자가 이 규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


바로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6항이 그 방패다. 이 조항은 사업자가 소비자의 "청약철회등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경우"에는 서비스가 개시되었더라도 환불받을 수 있다고 명시한다. 법률 전문가는 A씨의 사례가 이 조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환불을 요청하자마자 의도적으로 대화방을 만들어 서비스를 개시한 행위는 명백한 '권리 행사 방해'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속 연락이 온다"는 광고와 실제 이행 내용이 다른 점도 중요하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3항은 "재화등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그 재화등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해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한다.


'데이트 사기' 형사 고소,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

그렇다면 업체의 행위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고,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 역시 "전형적인 데이트사기에해당되는사안입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조언했다.


하지만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다. 제공된 법적 분석에 따르면,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처음부터 돈만 가로챌 목적(편취의 고의)'이 있었음이 명백히 증명되어야 한다.


업체가 비록 강제적이긴 했으나 어쨌든 대화방을 개설하는 등 외형상 서비스를 이행한 부분이 있어 '서비스 제공 의사 자체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법률 전문가는 "사기죄는 형사범죄로서 엄격한 입증이 요구되므로, 단순히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의 불성실한 태도나 환불 거부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형사 고소보다는 내용증명 발송 후 한국소비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액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6만 원을 돌려받을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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