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3조 원 땅주인은 주민이 아니었다? 핵심 쟁점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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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3조 원 땅주인은 주민이 아니었다? 핵심 쟁점 짚어봤다

2025. 07. 31 11: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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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대지권 등기 누락'이 낳은 파장

등기부상 주인 현대건설도 "몰랐다"

2022년 7월 11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압구정 현대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상징과도 같은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42년 만의 재건축을 추진하다 발 밑이 흔들리는 충격에 휩싸였다. 재건축 서류를 정리하던 중, 아파트 부지 약 4만 제곱미터(㎡)의 주인이 주민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등기부상 소유주는 현대건설 등으로 되어 있지만, 정작 현대 측조차 "우리 땅인지 몰랐다"는 반응이어서 사태는 점입가경이다. 약 3조 원에 달하는 이 땅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 법적 쟁점을 정리했다.


사건의 발단은 행정 시스템의 허점이었다. 과거 현대 사원아파트로 지어진 이곳은 행정개편 과정에서 수기 문서를 전산화하며 등기 정보가 일부 누락되거나 잘못 기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수십 년간 당연히 본인들 소유라고 믿어온 땅에 대해 뒤늦게 소유권을 증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쟁점 ① 대지권 등기 누락, 불법 점유인가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지권(아파트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대지에 대해 갖는 권리) 등기'의 누락이다.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은 건물 소유권과 토지 소유권(대지권)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지권 등기가 빠지면서, 법리적으로만 보면 주민들은 법적 권한 없이 땅을 사용해온 '불법 점유자'로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


실제로 대법원은 대지권 등기 없이 아파트 부지를 사용했다면, 해당 토지 지분에 대한 임차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91다40177 판결). 현대건설이 이 논리를 내세워 주민들에게 지난 수십 년간의 토지 사용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쟁점 ② 20년 넘게 살았는데…주민들의 방패는?

주민들이 기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법적 방패는 '점유취득시효(일정 기간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하는 제도)'다. 우리 민법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에게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경우 실효점유 20년 법리가 통할듯. 땅 주인도 자기 땅인줄 몰랐고, 땅 사용자도 자기 땅인줄 알았으므로"라는 분석이 나왔다. 법적으로도 해당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주민들은 자신의 땅으로 믿고 40년 이상 살아왔고, 등기부상 소유자인 현대건설조차 소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점유취득시효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법원 판례 역시 주민들에게 유리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23년, 일부 토지의 대지권 등기가 누락됐더라도 "전유부분(아파트 세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람에게 그 대지사용권인 지분의 소유권도 귀속한다"고 판결하며 건물과 토지의 일체성을 강조했다(서울중앙지법 2022가단5239981 판결).


현실적 해법은 '재건축 사업권' 빅딜?

법적 다툼이 길어질 경우, 수조 원대 재건축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실적인 타협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소유권 분쟁으로 주민들과 대립하기보다, 토지 소유권을 원만하게 정리해주는 대가로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는 상징적인 재건축 사업권을 따내는 것이 더 큰 이익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주인 없는 땅' 논란은 단순한 등기 실수를 넘어, 소유권의 실체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점유 현실이 충돌하는 복잡한 사례다. 법정 다툼으로 갈 경우 장기전이 불가피하지만, 천문학적인 재건축 이권을 둘러싼 당사자 간의 '빅딜'로 해결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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