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개로 2분 눌러 살해…법원 “반성 없어” 징역 15년 중형
[단독] 베개로 2분 눌러 살해…법원 “반성 없어” 징역 15년 중형
"반성 없다" 유족 용서 못 받은 베개 살해범
원심 파기하고 형량 가중된 까닭
![[단독] 베개로 2분 눌러 살해…법원 “반성 없어” 징역 15년 중형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1619352643861.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원고등법원이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피해자를 베개로 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에 대해 원심(징역 12년)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강력히 항변했으나, 법원은 체격 차이, 잔혹한 공격 방법, 그리고 범행 이후 반성 없는 태도 등을 근거로 미필적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고 형량을 대폭 높였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됐다.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 폭행, 살인으로 끝나
사건은 2025년 초, 한 병실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A씨는 같은 병실을 쓰던 피해자가 자신을 속이고 놀렸다는 사소한 이유로 격분했다.
A씨는 침대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탄 뒤 주먹으로 얼굴 부위를 10여 차례 가격했다. 피해자가 반발하자, A씨는 피해자가 베고 있던 베개로 얼굴 부위, 특히 코와 입을 약 2분간 강하게 눌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원심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으나,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키는 같지만, '100kg vs 46kg'…체격 차이가 고의 입증했다
항소심에서 피고인 A씨 측은 베개로 얼굴을 누른 시간은 '몇 초'에 불과하며, 자신에게는 폭행이나 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 이후 간호사와 보호사가 피해자를 관찰했을 때 사망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으므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다퉜다.
그러나 수원고등법원 재판부(제3형사부)는 이 같은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법원은 A씨가 검찰에서 "베개로 얼굴 부위를 약 2분간 눌렀다"고 진술한 점을 유도신문이 아닌 자연스러운 진술로 인정했다.
또한 피해자 사망 시각과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미동 없는 상태로 2시간 넘게 베개를 얼굴에 덮고 있었다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으며, 응급진료기록에 '사후강직으로 보아 심정지는 몇 시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됨'이라는 기재를 근거로 피고인의 폭행 및 압박 행위 직후인 15:44~15:52경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결정적인 판단 근거는 미필적 살인의 고의 인정이었다.
재판부는 ▲얼굴을 수차례 가격하고 베개로 코와 입을 약 2분간 압박하는 행위는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한 공격 방법인 점, ▲피해자가 키 171cm, 몸무게 46kg으로 매우 마른 체형이었던 반면 피고인은 키 171cm, 몸무게 100kg으로 '상당한 체격과 힘의 차이'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가해행위에 나아갔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살인의 고의를 확정했다.
법원, "피고인은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며 징역 15년 선고
양형에 있어서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의 징역 12년 형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으로 형량을 가중했다.
법원은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하고 고귀하며 존엄한 절대적 가치"임을 강조하며,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고 살해 방법이 매우 불량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어떻게든 처벌을 면하려는 모습만을 보였으며,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양형 가중 사유로 명시했다.
이는 살인죄와 같은 중대 범죄에서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이 양형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을 재확인하는 대목이다.
다만, 검사가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에 대해서는 "형 집행 종료 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까지 부과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심과 같이 기각했다.
이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보안처분으로서 엄격한 요건 하에 부과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따른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