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기 혐의 간신히 벗었는데…변제금 밀리자 채권자 "재고소하겠다"
투자사기 혐의 간신히 벗었는데…변제금 밀리자 채권자 "재고소하겠다"
고소 취하 후 변제 연체
사기죄 재고소 성립 여부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의 스마트폰이 불안하게 울렸다. 화면에 뜬 채권자의 이름. "약속을 어겼으니 다시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싸늘한 메시지는 A씨를 다시 형사처벌 공포 속으로 밀어 넣었다. 투자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간신히 합의해 한숨 돌렸건만, 두 달 치 변제금이 밀렸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모든 일의 시작은 고금리 이자를 약속하며 돈을 빌리면서부터였다.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A씨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투자자는 2100만 원을 갚지 않았다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곧장 고소인에게 달려가 합의를 시도했다. 300만 원을 먼저 건네고, 나머지 1800만 원은 매달 100만 원씩 갚겠다는 내용의 공증까지 썼다. 다행히 고소인은 고소를 취하했고,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처음 몇 달, A씨는 약속대로 10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아나갔다. 하지만 계속된 경제난에 결국 두 달 치 변제금이 밀리자, 채권자의 압박은 다시 시작됐다.
취하된 고소, 되살아날 수 있나?
가장 큰 공포는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사기죄의 굴레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한번 취하된 고소로 다시 처벌받는 게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이미 고소가 취하되고 사건이 종결된 경우, 동일한 사안으로 다시 고소해 처벌받게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고소인이 합의 약속 불이행 자체를 새로운 사기 행위, 즉 처음부터 합의를 지킬 의사 없이 고소 취하만을 노렸다고 주장하며 재고소를 시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단순히 일부 연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새롭게 사기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씨가 일부라도 돈을 갚아온 사실 자체가 변제 의사가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형사고소는 압박용 카드…진짜 칼날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A씨는 마냥 안심해도 될까? 변호사들은 진짜 위협은 다른 곳에 숨어있다고 경고했다. 바로 합의 당시 작성한 '공정증서'다. 공정증서는 법원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지녀, 채권자가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도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현재 상황은 사기라는 형사 문제보다 채무불이행이라는 민사 분쟁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며 "고소인의 진짜 칼날은 재고소가 아니라 공증서에 기초한 급여 압류,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일 것"이라고 짚었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 역시 "재고소 가능성에 떨기보다 변제계획을 다시 조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약정을 어기면 채권자는 공증서를 들고 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기꾼 낙인 피할 마지막 열쇠
만약 재고소가 현실화되더라도 A씨가 '사기꾼'이라는 낙인을 피할 마지막 열쇠는 변제 의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사기죄는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기망의 고의'가 증명돼야만 성립한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두 달 연체가 발생했더라도 그동안 일부 변제를 해왔고 채무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는 '처음부터 갚을 의사 없이 돈을 빌린 것'이라는 사기죄의 핵심 요건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