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작업하러 와라" 물난리 와중에 '직원 동원령'…법적으로 문제없을까?
"복구 작업하러 와라" 물난리 와중에 '직원 동원령'…법적으로 문제없을까?
"회사에 물난리 났다"며 퇴근한 직원들 불러 모아
변호사들 "형사적으로 문제 삼긴 어려워 보여"
다만, 불참을 이유로 징계 줘선 안 돼⋯초과근로 수당도 지급해야

지난 8일 10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 그런데 이 비를 뚫고 퇴근했던 직장인 A씨는 회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자의가 아니었다. 회사의 소집 명령 때문이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독자제공·편집=조소혜 디자이너기
지난 8일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관악⋅동작⋅서초구 일대가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다. 그런데 빗길을 뚫고 겨우 직장인 A씨는 밤 11시쯤 '다시' 이 부근에 위치한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회사가 '직원 동원령'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물난리 남. 올 수 있는 직원은 모두 오길 바람."
올 수 있는 직원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자신의 직속 상사의 말을 쉽게 무시하기는 어려웠던 A씨는 호우 경보가 발효된 와중 다시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모인 직원 수십 명은 지시에 따라 밤새 물을 퍼 날랐다.
로톡뉴스는 이러한 사측의 조치에 위법 사항은 없는지 알아봤다.
이 사안에 대해 변호사들은 형사적으로 문제 삼긴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을 보였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형법상 강요죄는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그 정도에 이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어 "사측의 지시 자체가 위법해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는 "재난 상황에서 회사는 회사의 물품과 재산을 지킬 필요가 있어 이 같은 출근 지시 자체가 법에 어긋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법무법인 태림의 오상원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오 변호사는 "회사의 상황이나 업무 내용에 따라 정당한 업무지시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며 "회사의 중요 장비나 서류 등이 침수될 우려가 있었다면 업무상 필요에 따른 조치였던 점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법률 자문

다만,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하거나, 사실상 불이익을 주는 건 안 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한용현 변호사는 "근로자도 개인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 같은 공지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징계를 준다면 이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또는 부당징계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사전에 협의가 없었던 초과근로를 시킨 만큼, 회사는 야근수당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ㆍ야간 및 휴일 근로)에 따라 이 같은 밤샘 복구 작업에 대해선 당연히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혹은 협의에 따라 수당 대신 보상 휴가(근로기준법 제57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오상원 변호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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