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LH 직원들, 직위해제 됐다더니 그래도 월급은 90%씩 받아 갔다
'투기 의혹' LH 직원들, 직위해제 됐다더니 그래도 월급은 90%씩 받아 갔다
국회 국토위 국감서 'LH' 조직개선 현황 두고 질책 이어져
땅 투기로 번 돈 토해내긴커녕⋯월급 꼬박꼬박 받았다
그 이유는 징계가 아닌 '직위해제'에 그쳤기 때문

부동산 투기와 전관 특혜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을 '직위해제' 했다며 조직 쇄신을 약속했던 LH. 하지만 문제의 직원들은 지난 7개월간 땅 투기로 번 돈을 토해내지도 않았고, 오히려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땅 투기에 연루된 LH 직원 40명이 받아 간 월급만 7억 4000만원이 넘습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한국주택도시공사)가 다시 구설에 올랐다. 올 초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전 국민을 허탈감에 빠트렸던 LH. 부동산 안정화에 앞장서야 할 공기업 직원들이 오히려 빚을 내서 투기를 하고, 부당하게 큰 이익까지 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당시 LH는 "부동산 투기와 전관 특혜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을 직위해제 했다"면서 쇄신을 약속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랬기에 형사 처벌은 차치하고라도, LH 스스로 내부 직원 기강을 잡았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드러난 LH의 현주소는 그러한 변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직위해제가 이뤄진 LH 직원은 40명. 이들은 직위해제 이후에도 1인당 월 평균 200만~300만원의 급여를 꼬박꼬박 받았다. 일부 직원은 월 600여만원 씩, 7개월간 4300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기도 했다.
땅 투기로 번 돈을 토해내지도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으며 생활을 해왔던 것.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애초에 그럴 수 없는 구조였다. LH가 말한 직원들의 '직위해제(職位解除)'는 우리가 흔히 아는 파면이나 해임처럼 '잘리는 것'이 아니다. 이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으로서의 신분은 그대로 유지하고, 그저 ▲맡고 있는 업무에서만 물러나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식 징계가 아니라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임시 조치라고 보는 게 맞다. 기존에 맡았던 일만 하지 않을 뿐, 여전히 LH 소속 직원이기 때문에 월급도 자연히 지급된 것. 직위해제가 되면 승진이나 호봉 인상 등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징계위원회가 별도로 결의하지 않는 한 자리는 보전할 수 있다.
특히 LH는 다른 공기업보다도 직위해제자들에 대해 너그러운 보수 규정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채용비리'나 '금품 수수' 같은 부패 행위로 인해 직위가 해제된 사람이라도 월급은 단 10%만 깎인다. 월급의 90%는 통장에 입금된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에 연루가 된 직원이라도, 평소 월급의 80% 정도는 계속 받을 수 있다.


부패 행위에 연루된 직위해제자는 최대 70%까지 월급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국토부 산하 다른 공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대표적으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나 SR,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이같은 인사·보수 규정을 적용 중이다. LH와 유사한 직군에 속한 HUG(주택도시보증공사)도 직위해제자의 월급을 최대 45%까지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H 측은 국감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온 뒤에야 "타 공공기관의 사례를 감안해, 직위해제시 보수 감액률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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