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매 비교하고 품평한 애인"…녹음 파일로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내 몸매 비교하고 품평한 애인"…녹음 파일로 위자료 받을 수 있을까?
전 애인과 친구 통화에서 '몸매 품평' 비하 발언 들어
변호사들 "민사상 위자료 청구 가능, 합의금은 수백만원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 A씨가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게 됐다. 더 큰 충격은 그 이후에 찾아왔다. A씨는 애인 B씨가 자신의 친구와 통화하며, 자신과 잠자리 상대를 비교하고 몸매를 품평하며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발견했다.
배신감과 모멸감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생각이다. 다만 B씨가 합의 의사를 보인다면 사건을 마무리할 의향도 있다.
A씨는 이 '몸매 품평'에 대한 대가로 얼마의 합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애인의 배신보다 더 상처가 된 '몸매 품평'
A씨는 최근 연인이던 B씨가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엔 상대방의 부인에 넘어가려 했지만, 우연히 B씨와 그 친구의 통화 녹음 파일을 듣고 말았다.
녹음 파일에는 B씨가 A씨의 몸매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품평하고 비하하는 발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계획이다. 소송까지 가기 전, 합의로 끝낼 경우 적절한 합의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형사 처벌은 어려워도, 민사 '위자료 청구'는 가능
형사 처벌은 어려울 수 있어도 민사상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려면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인정돼야 한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만약 단둘만의 은밀한 대화에 그쳤다면 형사 처벌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해서 B씨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의뢰인과 잠자리 상대를 비교하고 몸매 품평과 비하 발언이 담긴 통화 녹음은 의뢰인의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홍대범 법률사무소의 홍대범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민법 제750조(불법행위) 및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에 따라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현실적인 합의금, 200만~500만원 선에서 조율될 듯
변호사들은 통상적인 합의금 수준이 수백만원 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진규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200만~500만원 수준에서 합의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법무법인 시티 이지훈 변호사도 "친밀 관계 배신과 성적 비하가 결합된 사안으로 200만원에서 500만원 선에서 협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홍대범 변호사는 "소송으로 가기 전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 소송 비용과 기간을 고려해 300만원 선에서 시작하여 조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합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변수로 △발언이 퍼진 범위 △표현의 수위와 지속성 △가해자의 태도 등을 꼽았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합의금에는 정해진 액수가 없고, 사안의 경중보다는 상대방의 합의 의사와 사회적 신분 및 경제적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지적했다.
소송 전 합의하려면…'녹음 파일'이 핵심 무기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통화 녹음 파일이 합의나 소송 과정에서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지훈 변호사는 합의 전략으로 "형사고소 의사를 명시한 내용증명을 발송해 상대를 압박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동시에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진혁 변호사는 "향후 대응을 위해서는 통화 녹음 파일의 구체적인 대화 일시와 내용을 문서화한 속기록(녹취록)을 명확히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지, 합의를 도모할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