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변호사 "뉴진스, 개인 활동도 불가...항소심 뒤집기 어렵다" 비관적 전망
현직 변호사 "뉴진스, 개인 활동도 불가...항소심 뒤집기 어렵다" 비관적 전망
로엘 법무법인 박지현 변호사 "법원, 감정 아닌 계약서로 판단"
새 증거 없으면 항소 기각 빠를 수도
가처분 위반 시 1인당 10억

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감정이 아닌 계약서와 증거만을 근거로 판단했다. /연합뉴스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해지 소송 1심에서 전면 패소했다. 지난해 11월, 뉴진스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대중의 감정이 아닌 오직 계약서와 증거, 즉 법적 판단만으로 결론이 내려진 재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진스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항소심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로엘 법무법인의 박지현 변호사는 1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뉴진스뿐만 아니라 이 싸움 전반적으로 승리한 사람이 있긴 한가 싶은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법적 쟁점과 뉴진스가 처한 냉정한 현실을 분석했다.
활동 1회 50억…가처분이 발목 잡는다
뉴진스의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1심 본안 소송 결과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법원이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 결정타가 됐다.
박지현 변호사는 "어도어는 지난 3월 (본안 소송) 판결이 나기 전까지 뉴진스의 독자 활동이나 제3자와의 계약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 신청을 받아들여 뉴진스의 독자 활동을 금지했다. 뉴진스는 "신뢰관계가 무너졌다"며 이의신청(3월)과 즉시항고(4월)를 이어갔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심지어 법원은 2025년 5월, 어도어의 추가 신청을 받아들여 "뉴진스가 가처분 결정을 위반하는 행위 1회당 10억 원의 간접강제를 부과"했다.
개인 활동·비상업 활동도 불가능한가?
법원의 결정은 그룹 활동뿐 아니라 개인 활동까지 묶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지현 변호사는 "법원이 뉴진스 전체를 칭하지 않고, 멤버 한 명 한 명을 채무자라고 지칭하며 연예활동을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만약 뉴진스 멤버들이 모두 하나의 그룹으로 가처분 결정을 위반해 연예활동을 한 번 하게 되면, 멤버 5명 각각이 10억 원씩, 총 50억 원을 어도어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박 변호사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쓰지 않더라도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지인 유튜브 출연이나 인터뷰 등 상업적 이익과 관련되지 않은 활동에 대해서는 "해석이 모호해서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주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뉴진스가 1심에서 패소한 이유
대중의 여론은 뉴진스에 동정적이었으나, 법원은 철저히 계약서와 증거에 기반해 판단했다. 뉴진스는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으로 인한 '경영 공백'과 '신뢰 훼손'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지현 변호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민희진 전 대표가 해임됐다는 사정만으로 어도어의 매니지먼트 업무 수행 능력이 없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계약에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이사인 것을 보장하는 부분이 있기도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박 변호사는 "어도어가 민희진 전 대표에게 뉴진스를 위해 계속 일할 것을 거듭 요청했음에도 (민 전 대표) 스스로 사임했다"는 점을 법원이 중요하게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중의 공분을 샀던 '아일릿 표절' 의혹이나 "뉴 버리고 새판 짜면 된다"는 내부 보고서 등 감정적 쟁점들도 증거 부족 등으로 모두 배척됐다.
박지현 변호사는 "'무시해'라는 발언은 증거도 없어 사실 인정이 어렵고, 아일릿 컨셉도 표절로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며 "결국 어도어가 뉴진스의 신뢰를 파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리적으로 봤을 때 어도어가 계약 의무를 불이행했다고 판단할 정보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꼬집었다.
항소심 뒤집기 어려운 이유
이례적으로 재판부가 40분간 판결 요지를 낭독한 것에 대해, 박지현 변호사는 "법원이 뉴진스와 민희진 전 대표 모두에게 '전속계약의 상대는 어도어라는 법인'임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 해석했다. 이는 "계약은 감정적 신뢰가 아니라 법적 구속력에 의해 유지되는 관계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는 분석이다.
뉴진스는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박지현 변호사는 "항소심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다만, 뉴진스가 (재판부에서) 법리적으로 의미 있는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고 입증하지 않는다면 생각보다는 빠르게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뉴진스가 항소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요소에 치중하는 것보다, 기존 주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입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그동안 뉴진스의 행보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주장이나 입증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