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직전 피해자와 합의 후 실형 피한 강지환 "평생 고개 숙이고 반성하며 살겠다"
선고 직전 피해자와 합의 후 실형 피한 강지환 "평생 고개 숙이고 반성하며 살겠다"
'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피해자와 합의하며 집행유예⋯실형 면해

방송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 씨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서 나온 모습. /연합뉴스
여성 방송 스태프들을 연달아 추행하고 강간한 강지환(42)은 마지막까지 무죄를 주장했다. 강씨는 피해자와 합의할 때는 '내가 잘못했다'고 했지만, 판사 앞에서는 "죄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강씨는 사건 초기 피해 여성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강씨 측은 피해자들에게 "(재판에서 쓸) 너희에게 불리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거나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면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것이고 신분이 노출될 것이다. 그런 고통을 겪을 것이냐"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내용이 공개되자 "성폭력 혐의를 받는 사람이 협박까지 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후 강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에 피해 여성들은 선고 직전 강씨에게 합의서를 써줬다. "강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강씨 측은 법정에서 계속 무죄 변론을 펼쳤다. "피해자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니 무죄"라는 주장이었다.
강씨 측 주장의 핵심은 A씨가 인사불성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그 근거로 A씨가 친구에게 저녁 8시 넘어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제시했다. 친구가 "〇〇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A씨가 "알지"라고 두 글자로 답한 메시지였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준강제추행 혐의는 무죄였다. 준강제추행은 ①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②강제추행을 당해야 성립되는 범죄다. 둘 중 하나라도 성립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된다. 강씨 측은 항거불능 부분(①)을 깨뜨려 해당 혐의 전체를 무죄로 만들고자 했다.
특히 강씨 측은 피해자들의 처벌불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당일인 지난 21일에도 법정에서 이런 무죄 주장을 계속했다.
이 전략에 성공하면 선고형량을 상당히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강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인 데다 강씨 측이 제시한 A씨의 '짧은 메시지' 정도는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도 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장훈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강씨의 모든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