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미착용 공무원 신고하려 촬영했더니 "공무집행방해!" 큰소리⋯변호사가 보기엔 무리수
마스크 미착용 공무원 신고하려 촬영했더니 "공무집행방해!" 큰소리⋯변호사가 보기엔 무리수
보건소 직원들, 마스크 미착용하고 근무⋯신고하려 촬영했더니
"공무집행방해로 신고하겠다"⋯가능할지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강남구보건소 직원들이 연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하다가 이 모습을 촬영한 민원인과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한 직원이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는데, 과연 신고를 위한 촬영도 공무집행방해인지 변호사와 알아봤다. /SBS 캡처
사람이 모이는 곳에선 누구나 마스크를 쓴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계속되며 일상화된 풍경이다. 하지만 그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지난달 29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강남구 보건소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벌어졌다. 일부 직원들이 연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하다가 이 모습을 촬영한 민원인과 말다툼을 벌였다.
해당 민원인은 "보건소 직원이면서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일부 직원들이 민원인에게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했다", "공무집행방해로 경찰을 부르겠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공익신고를 위해 동영상을 촬영한 건데도 정말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까? 로톡뉴스가 행정안전부와 변호사들에게 확인해봤다.
행정안전부 안전소통담당관실 관계자는 1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문제는 재난안전법이 적용되는 국가적 재난"이라며 "코로나19 안전수칙 위반행위를 신고한 사람은 이 법과 안전신문고 운영 규정 등에 근거해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행위는 안전신문고 신고 대상이고,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신고할 때 ①지침을 위반한 사람의 얼굴을 포함하고 ②위반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정부의 지침대로 신고에 필요한 증거를 모은 게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게 행안부 입장이다.
해당 사건의 민원인은 강남구 보건소에 이틀 연속 방문했고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신고를 위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침에 따르면 정당한 행동이다.
변호사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강남구 보건소 일부 직원들이 "민원인이 공무집행방해를 저질렀다"고 하는 주장은 의미 없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민원인이 보건소 직원의 방역수칙 위반 상태를 신고하거나 증명할 목적으로 촬영한 경우"라며 "이는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을 촬영했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초상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필우 변호사는 "민사상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 또한 공익신고를 위해 이뤄진 촬영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위법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배상책임 역시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강남구 보건소 일부 직원들의 주장과 달리, 공무집행방해 혐의나 기타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마스크 미착용 사례를 지적하기 위해서, 직접 인터넷에 촬영물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며 온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콕 집어 지적하는 경우다. 변호사들은 "이 행동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실을 커뮤니티 등에 알리는 것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율명 법률사무소의 김진욱 변호사도 "얼굴을 일부 가린 사진이라도,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인터넷에 게시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현 시국에서 마스크 착용 문제를 지적하는 일은 어느 정도 공익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얼굴 사진이나 사는 곳 등을 개별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마스크 미착용자를 비방하려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익적 목적을 넘어서, 비방할 목적으로 개인적인 글을 올리면 그때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