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니 떼라" 이웃과 얼굴 붉힌 현관 캠… 합법과 불법 가르는 기준
"사생활 침해니 떼라" 이웃과 얼굴 붉힌 현관 캠… 합법과 불법 가르는 기준
방범용이라도 이웃집 비추면 사생활 침해 가능성
법원 "마스킹 등 조치 없으면 불법행위"

아파트 현관 앞에 설치한 도어캠을 두고 이웃이 “찍힐까 봐 불쾌하다”며 철거를 요구한 사연이 논란이다. /스레드 캡처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렀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의 아파트 현관문 앞에 CCTV(도어캠)를 설치했는데, 이를 본 옆집 이웃이 "캠에 찍힐까 봐 기분이 나쁘니 없애라"고 요구했다.
A씨는 "현관 앞 공용공간을 비추고 있고, 캠 각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며 억울함을 표했지만, 상대방은 "캠 각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 않으냐"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A씨의 주장대로 내 집 앞에 방범용으로 설치한 CCTV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절반의 착각…핵심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의 생각은 절반만 맞다. 우리 법원은 CCTV 설치를 둘러싼 분쟁에서 방범이라는 '설치 목적'과 이웃의 '사생활 보호'라는 두 가지 이익을 저울질해 위법성을 따진다.
물론 아파트 복도는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공용공간이므로 완전한 사생활 보호 구역으로 보기는 어렵다.
내 집 앞의 보안을 위한 CCTV 설치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 그러나 현관문이 열릴 때마다 이웃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거나, 이웃의 출입 시간과 방문객 정보가 지속적으로 수집된다면 법적 판단은 달라진다.
법원 "이웃집 현관 가리지 않으면 초상권 침해"
실제 법원 판결도 CCTV '촬영 각도'와 '범위'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설치자에게 유리했던 판결을 보면, 부산지법은 지난 2021년 CCTV에 이웃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마스킹(화면 가림) 기능을 설정해 옆집 출입문 인근을 가려두었다면 "초상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2020나61775 판결).
하지만 반대의 경우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대구지법은 설치 목적을 넘어 인접한 공간을 비추도록 방향이 조작된 CCTV에 대해 사생활 및 초상권 침해에 따른 불법행위를 인정했다(2023나319599 판결).
즉, A씨의 사례처럼 캠 각도를 이웃집 현관 쪽으로 임의로 돌릴 수 있는 기기라면, 실제로 이웃이 촬영될 위험이 상존하므로 단순히 "문제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관리규약 위반 리스크도 상존
형사적, 행정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공동현관 출입문이 통제되는 일반적인 아파트 복도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비공개된 장소'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곳에 개인이 도어캠을 설치해 타인의 영상을 수집하려면 이웃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타인의 얼굴이나 이웃집 현관이 찍히지 않도록 촬영 범위를 제한하거나 마스킹 처리를 해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피할 수 있다
더불어 아파트 공용공간에 개인 시설물을 설치할 때는 대다수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임의로 설치했다면 규약 위반으로 철거 요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