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따라 색깔 다른 광주 소비쿠폰, '평등권·개인정보' 침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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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따라 색깔 다른 광주 소비쿠폰, '평등권·개인정보' 침해일까

2025. 07. 23 11:0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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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앞에서 드러나는 소득 정보

'최소 침해 원칙' 외면한 편의주의 행정

광주시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 색상을 금액 별로 구분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소득수준에 따라 색을 나눈 광주시의 소비쿠폰이 ‘차별적 행정’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카드 색상만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등 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지급하며 금액별로 세 가지 색상을 적용했다. 일반시민(18만 원)은 '분홍색',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33만 원)은 '연두색', 기초생활수급자(43만 원)는 '남색' 카드를 받는다. 계산대 앞에 서는 순간, 카드 색깔 하나로 본인의 소득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다.


광주시 측은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어느 한부모가족이 이를 알리고 싶겠느냐"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 지자체를 거치며 차별을 드러내는 방식이 됐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광주시는 스티커 부착, 상생카드 교환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명백한 기본권 침해 소지…행정 편의가 우선될 수 없어

이번 사안은 헌법적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 핵심 쟁점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헌법 제17조)과 평등권(헌법 제11조) 침해 여부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질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뜻한다. 소득수준이나 수급 여부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준하는 핵심 개인 정보다.


카드 색으로 이를 공개한 것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노출"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소비쿠폰 지급이라는 목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도 아니었다. 이는 '최소 수집의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


평등권 침해 문제도 존재한다. 헌법 제11조는 "누구든지 사회적 신분에 의해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카드 색상 구분은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사회적 신분을 공공연히 드러내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행정 편의라는 목적이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발급 현장의 혼선 방지는 카드 뒷면에 금액을 표기하거나 바코드를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는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음에도 가장 공개적인 방식을 택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


결국 행정 편의를 위해 시민 개개인의 인격권과 프라이버시, 평등하게 존중받을 권리를 뒷전으로 미룬 '편의주의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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