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 용서했더니… 끊은 부모가 스토커로 돌아왔다
가족이라 용서했더니… 끊은 부모가 스토커로 돌아왔다
가정폭력 피해자
단절했던 부모가 스토커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랜 가정폭력 끝에 연을 끊었던 부모가 스토커가 되어 나타났다. 가정폭력으로 단절한 부모에게 지속적인 스토킹을 당한 자녀가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는 상처였다. 오랜 기간 이어진 가정폭력은 한 개인의 삶에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단절’이었다.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고, 고통의 근원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했다. 평온을 되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평화는 길지 않았다. 단절했던 부모가 다시 일상에 침범하기 시작했다. 원치 않는 연락과 접근이 반복됐다. 단순한 만남 요청이 아니었다. 피해자는 이 행위의 목적이 다른 곳에 있음을 직감했다. 과거의 폭력과 현재의 스토킹이 겹치면서 공포는 극대화됐다.
피해자는 이 모든 과정을 증거로 남겼다. 단절 의사를 밝혔던 기록부터 반복되는 스토킹 행위까지,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가족인데, 처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가장 큰 두려움은 ‘가족’이라는 특수성이 법의 잣대를 무디게 만들지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가족 관계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예외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법원은 가족이라는 신뢰 관계를 악용한 범죄를 더욱 무겁게 보는 추세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법원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신뢰 관계를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고 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를 더욱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로 인식한다”며 “부모라는 지위를 이용해 고통을 주었다는 점에서 일반 스토킹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고 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기현 변호사 역시 “과거 친부모의 아동학대 행위와 연결될 경우 더 중한 사안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승소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나?”
가족 간 스토킹 사건에서는 ‘왜 단절했는가’라는 배경 설명이 핵심이다. 단순한 행위 나열을 넘어, 과거 가정폭력의 역사와 그로 인해 피해자가 겪은 고통, 단절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스토킹이 반복된 과정을 체계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단순 행위 나열보다 단절 의사, 반복된 접근, 정신적 고통이 어떻게 누적됐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고소장과 별도로 ‘의견서’나 ‘진술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한다. 이 서면을 통해 사건의 전체 맥락을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전달하고, 가해 행위의 악의성을 명확히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실형 선고까지 가능할까?”
피해자의 가장 절실한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한다. 특히 가정폭력 전력이 있거나,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진단서 등으로 명확히 입증되고, 행위가 집요하고 반복적일 경우 실형이 선고된 판례도 존재한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가정폭력 전력이 있거나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누적된 경우 실형 선고 사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처벌과 함께 중요한 것은 추가 피해를 막는 것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며 “이를 위반하면 위반 횟수당 과태료가 부과돼 매우 실효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폭력의 방패가 될 수 없다. 법은 혈연이라는 굴레에 갇혀 고통받는 피해자에게 스스로를 보호할 칼을 쥐여주고 있다.
명확한 증거와 체계적인 법적 조력을 통해 폭력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묵인됐던 폭력의 역사에 법의 심판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