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근무 후 자살한 직원, 유족 손해배상 소송 패소…법원 판단 살펴보니
해외 근무 후 자살한 직원, 유족 손해배상 소송 패소…법원 판단 살펴보니
법원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어려워"
유족 손해배상 청구 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해외파견 근로자가 자살한 사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는 유족들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1월 17일, 망인의 유족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23가단270699)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족들은 고인이 중국 법인에 부공장장으로 파견 근무 중 상사의 괴롭힘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총 2억 4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망인은 2000년 회사에 입사해 2016년 우수사원상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해왔다. 그러나 첫 해외근무 이후 불안, 불면 등 증세로 2008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고, 2021년 국내 복귀 후 양극성 장애로 휴직 중이던 같은 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초기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유족이 제기한 행정소송(2022구합74690) 과정에서 조정을 통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현재 유족에게 매달 유족연금이 지급 중이다.
법원은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과 상사의 주말 출근 요구, 공정사고 관련 질책 등 일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그 행위들이 지속적이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며, 자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메모만으로 상사의 질책 강도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부공장장 직책상 일정 수준의 질책은 불가피한 점 ▲주말 출근 발언이 실제 불이익으로 이어졌다는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또한 동료 진술에서도 상사의 언행이 ‘다소 퉁명스럽긴 하나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고, 인격 모독적 발언이나 인사권 남용의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유족 측은 부당한 해외발령 역시 보호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망인의 경력과 회사의 인사 정책상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정당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특히 망인만이 해외 파견의 대상이 아니었으며, 고충을 토로하자 곧바로 국내로 복귀시킨 점, 이후 휴직 신청을 승인한 점 등도 반영됐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가단270699 판결문 (2025. 1.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