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 20대 피의자 사이코패스 판정…법원 판결에 미칠 영향은
'모텔 연쇄살인' 20대 피의자 사이코패스 판정…법원 판결에 미칠 영향은
사이코패스 판정, 감형 카드 아니다
오히려 중형·신상공개 족쇄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20대 여성 피의자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으면서, 이 진단이 형량과 판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대 여성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 4명에게 약물을 먹였고, 이 중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특수상해 등)로 구속 송치됐다. 김씨는 자신이 직접 처방받은 벤조디아제핀계 향정신성 의약품을 탄 음료를 피해 남성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진행했고, 그 결과 김씨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고 4일 밝혔다. 이 검사는 냉담함, 공감 부족, 죄책감, 무책임성, 충동성 등을 지수화하는 것으로, 40점 만점 중 25점 이상을 받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핑계로 형법상 심신장애를 인정받아 형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판정은 원칙적으로 감형 사유가 되지 않는다.
대법원 판례와 학설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대해 "단지 도덕적 판단능력의 결여일 뿐 심신장애에 속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즉, 비정상적인 인격을 가졌거나 형벌 감수성이 극히 낮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 원칙상 형법 제10조에 따른 무죄나 형 감경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법원은 과거 PCL-R 총점 32점을 받은 피고인에 대해서도 심신장애를 배제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김씨가 향정신성 의약품을 직접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 성향 외에 다른 정신질환과의 경합 여부가 제한적으로 검토될 여지는 남아있다.
감형 수단 아닌 처벌 강화 족쇄
사이코패스 진단은 오히려 피고인의 목을 조이는 처벌 강화 도구로 작용한다. 법률상 직접적인 가중 사유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공감 능력 결여와 범행 잔혹성, 죄책감 부재 등을 양형의 불리한 정상으로 삼아 중형을 선고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무엇보다 이 판정은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피고인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리거나 치료감호를 청구할 때, PCL-R 검사 결과는 이를 인용하는 아주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김씨의 경우에도 이번 판정 결과가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전망이다. 경찰로부터 검사 결과를 넘겨받은 검찰은 현재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사이코패스 판정으로 인정된 높은 재범 위험성은 성폭력범죄 등에서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부과하는 직접적인 근거 자료가 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신상 공개 결정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