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게임만 한 남편과 이혼 결심…제가 번 돈, 나눠야 하나요?
15년간 게임만 한 남편과 이혼 결심…제가 번 돈, 나눠야 하나요?
경제적 기여 전무한 배우자, 재산분할 인정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게임으로 만나 결혼한 부부가 15년 만에 파경 위기를 맞았다. 아내가 홀로 경제활동과 육아를 책임지는 동안, 남편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한 여성이 보낸 사연이다. 사연자는 "어릴 때 유행하던 온라인 게임 정모에서 훤칠한 키에 잘생긴 남편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며 "예민한 제 성격을 받아주는 유일한 사람이라 결혼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혼 후 현실은 달랐다. 남편은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않았다. 아이들이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제가 밖에서 돈을 버는 동안 남편은 컴퓨터 모니터 안에만 있었다"고 사연자는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이 전업주부 역할조차 거부했다는 점이다. 아이들 돌보기, 집안일 모두 직장에 다니는 아내의 몫이었다. 사연자는 "남편에게 화도 내고 심한 말도 했지만, 여전히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린다"며 "예전엔 무심한 성격이 장점이었는데 이제는 단점이 됐다"고 한탄했다.
게임 중독도 이혼 사유 될까
법무법인 신세계로 정두리 변호사는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법은 부부가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며 "전업주부인 남편이 가사와 육아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은 '악의의 유기'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5년간 지속된 게임 중독과 육아 방치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정 변호사의 판단이다. 다만 소송에서는 남편의 게임 시간, 육아 불참 정황, 관련 대화 녹음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무 것도 안 한 남편, 재산은 나눠가나
사연자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재산분할이다. 15년간 혼자 벌어 집을 장만하고 생활비를 충당했는데, 게임만 한 남편에게도 재산을 나눠줘야 한다면 억울하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남편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권리는 있다. 다만, 정 변호사는 "남편이 전업주부의 본질적 역할인 가사와 육아마저 외면하고 개인적 여가에만 몰두했다면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남편의 존재가 생활비와 공과금을 증가시키는 '재산 감소 요인'이었다고 주장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게임에 쓴 전기료, 인터넷 요금, 식비 등을 따져보면 남편은 가계에 부담만 준 셈이다.
부양적 재산분할 노릴 수도
그럼에도 남편 측에서는 '부양적 재산분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혼인 기간이 길고 이혼 후 경제적 자립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스스로 경제활동을 게을리한 결과를 부양의 필요성으로 포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연자가 자녀를 양육하게 된다면 오히려 사연자에게 부양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남편이 양육권을 주장한다면
남편이 양육권을 주장할 경우는 어떨까. 법원은 '누가 자녀를 더 잘 키울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15년간 주 양육자로서 안정적 환경을 제공해온 사연자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게다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남편의 생활 태도는 양육자로서 부적합하다는 강력한 반증이 된다. 가사조사관이 양육 환경을 조사할 때도 이런 점들이 중요하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