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가르치면 좌파" 교과서 수업도 '정치 편향' 모는 학부모 민원, 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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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르치면 좌파" 교과서 수업도 '정치 편향' 모는 학부모 민원, 법원 판단은?

2026. 07. 10 09:5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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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5명 중 1명 "정치 중립 항의 경험"

위축되는 역사 교육 현장

학교 교실 /연합뉴스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 내용에 따라 5·18민주화운동이나 일제강점기 역사를 가르쳤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항의를 받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최근 교사노동조합연맹의 조사 결과, 교사 5명 중 1명이 이러한 민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싸고 일선 교육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학부모의 과도한 간섭에 제동을 거는 관련 법리와 법원의 기존 판례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역사 수업이 불러온 '정치 편향' 논란과 갈등

교사노동조합연맹이 발표한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교사 중 20.2%가 정상적인 교육 활동에 대해 정치 중립성 위반이라는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사회 수업에서 교과서 내용대로 일제강점기와 3·1운동을 다루었으나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져 있다"는 항의를 받거나,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하자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이라는 거센 민원에 직면한 교사들이 있었다.


심지어 현대 정치제도 수업을 위해 선거공보물을 가져오라고 안내했다가 수업 중단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항의는 교사들이 고소 위협을 받거나 실제 법적 절차(2.0%)를 겪게 하는 등 교육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원의 시각, "교사의 전문적 판단 존중해야"

그렇다면 정당한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을 '정치 편향'으로 몰아세우는 행위를 법정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대법원은 일찍이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행한 교육활동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대법원 재판부는 과거 판결을 통해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하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헌법 제31조 제4항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그리고 교육기본법 제14조에 따라 교원의 전문적 지위는 외부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반복적인 학부모 민원은 '교육활동 침해행위' 될 수도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정당한 교육 범위를 넘어선 부당한 성토나 반복적 항의로 이어진다면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


실제로 전주지방법원은 학부모가 교사에게 반복적으로 항의 전화를 하거나 학교 홈페이지에 항의성 민원을 접수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이 금지하는 '교원의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부산지방법원 역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부모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인정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다.


현행 교원지위법 제26조에 따르면, 이처럼 교육활동 침해가 인정되는 학부모에게는 사안에 따라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은 물론, 특별교육 이수나 심리치료 조치까지 내려질 수 있다.


'정치적 중립성'의 올바른 법리적 해석

법리적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를 직접 표현하여 명백한 당파성을 드러낼 때 위반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이 인정되려면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국가가 검정·인정한 교과서에 수록된 역사적 사실을 교육과정에 따라 가르치는 행위를 곧바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대립되는 사상과 정치관을 공정하게 제시하여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정당한 교육에 가깝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이 교사의 정당한 역사 교육을 위축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도리어 외부 세력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교육 현장을 보호하는 방어벽으로 작동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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