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잠든 처제 허벅지 만진 남편…뻔뻔하게 이혼 소송 걸어왔다
술 취해 잠든 처제 허벅지 만진 남편…뻔뻔하게 이혼 소송 걸어왔다
"기억 안 난다" 잡아떼더니 되레 이혼 요구
변호사 "친족관계 이용한 중범죄, 실형 가능"

술에 취한 처제를 추행한 남편이 오히려 아내에게 이혼 소송을 냈다. /셔터스톡
아내의 여동생(처제)을 성추행한 남편이 오히려 아내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황당한 사건이 알려졌다. 아내와 둘도 없는 사이였던 여동생은 한순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가정은 파탄 났다. 변호사들은 "가해자인 남편의 이혼 요구는 기각될 것이며, 범죄에 대해서는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라고 분석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사연자 A씨와 A씨의 여동생은 스무살 무렵 함께 서울로 올라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각별한 사이였다. A씨가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과 결혼한 뒤에도 셋은 자주 어울렸다. 남편 역시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처제와 금세 친해졌다.
비극은 세 사람이 A씨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날 밤에 일어났다. 술자리가 끝난 뒤 A씨는 안방에서, 남편은 거실에서, 여동생은 작은방에서 각자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여동생은 언니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새벽에 형부가 작은방으로 들어와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며 추행했다는 것이다.
A씨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남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했고, 결국 여동생은 형부를 고소했다. 그날 이후 A씨는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 소장이 날아왔다. 자신의 잘못은 외면한 채 적반하장으로 이혼을 요구한 것이다.
만취한 처제 추행⋯"친족 성폭력, 실형도 가능"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안은경 변호사는 "남편의 행동은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준강제추행'이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하는 범죄를 말한다. 안 변호사는 "여동생이 만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음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 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해자가 배우자의 직계혈족(처제)이라는 점에서 친족관계가 적용돼 가중처벌 대상"이라며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특정 기관 취업제한 등의 부가 처분도 내려질 수 있다.
잘못한 남편의 이혼 요구, 법원은 '기각'
그렇다면 잘못을 저지른 남편이 제기한 이혼 소송은 어떻게 될까. 안 변호사는 "남편이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유책배우자'이므로 남편의 이혼 청구는 기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사연자가 남편을 상대로 반소(맞소송)를 제기하면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씨가 받을 수 있는 위자료 액수에 대해선 "혼인 기간, 경제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된다"면서도 "통상 2,000만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진행을 맡은 조인섭 변호사는 "최근 위자료 액수가 상향되는 추세라 그보다 더 많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잘못, 재산분할에 영향 줄까? "별개 문제"
A씨가 가장 궁금해한 부분은 재산분할이었다.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하는 만큼, 재산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이에 대해 안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 파탄 책임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결혼 생활 동안 함께 모은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편의 성추행 사실이 재산분할 비율에 직접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A씨는 남편이 대출받은 돈 일부를 시어머니에게 보낸 사실도 언급했다. 이 대출금 역시 분할 대상이 될까.
안 변호사는 "혼인 기간 중 발생한 대출이고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했다면 부부 공동 채무로 인정돼 분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임의로 보낸 부분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남편의 기여도를 낮추는 요소로 참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채무는 통상 별거를 시작하거나 소송을 제기한 시점을 기준으로 남은 원금을 계산해 나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