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이 7시간 동안 만든 눈사람 박살…"이런 경우라면 재물손괴로 처벌 가능"
미대생이 7시간 동안 만든 눈사람 박살…"이런 경우라면 재물손괴로 처벌 가능"
대학 캠퍼스에 정성들여 만든 눈사람⋯누군가 몰래 망가뜨려
형법상 '재물손괴죄'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예대 눈사람 근황'이라는 글. 해당 글에는 "다른 사람이 정성들여 만든 눈사람을 차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는 사연과 함께 누군가 발로 차 부서져 눈덩이만 남은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건) 재물손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누리꾼 말대로, 눈사람을 부순 사람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온라인커뮤니티 '더쿠'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전국이 눈이 많이 내리면서 거리에 눈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눈으로 즐기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누군가는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런 이들을 향해 한 대학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눈사람을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미대생 A씨와 다른 학생들은 재학 중인 대학 캠퍼스에 7시간에 걸쳐 눈사람을 만들었다. 이후 '부수지 말라'는 팻말을 만들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눈사람을 망가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다른 사람들이 정성들여 만든 눈사람을 (발로) 차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에는 빨간 머리 끈을 한 여자아이 형상의 눈사람, 부서진 이후 눈덩이만 남은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이 사연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건) 재물손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말 누리꾼 말대로, A씨의 눈사람을 부순 사람은 재물손괴죄로 처벌받게 될까.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우선 형법상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망가뜨렸을 때 성립한다(제366조).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의 경우, 재물손괴죄 성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A씨가 만든 눈사람을 '재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LUX 법률사무소의 김정조 변호사는 "재물손괴죄에서 재물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말한다"며 "대학 교정에서 경제적 목적 없이 만들어진 눈사람은 이러한 재물로 볼 수 없어, 망가뜨렸다고 해도 죄를 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현강의 이승우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이 변호사는 "눈사람을 만들 때 비용과 노동력이 얼마나 들었는지, 제작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재미나 유희 목적으로 가볍게 만든 눈사람의 경우, 재물로 인정되기 쉽지 않아 재물손괴로 처벌은 힘들다"고 했다. 이어 "미대생이 만들었다는 점만으로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다만, 전시 목적 등으로 만든 눈사람을 부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 변호사는 "예를 들어 사비와 시간 등을 들여 만든 뒤 눈꽃 축제나 전시회에 전시한 눈사람을 망가뜨렸다면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해당 눈사람의 경우,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 역시 "사전에 전시 목적을 두고 사유지나 전시 공간 등에 제작한 눈사람을 부순 경우라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