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징역 4년' 대구 스타강사, 형 줄이려 반성문 38번 써서 냈다
[단독] '징역 4년' 대구 스타강사, 형 줄이려 반성문 38번 써서 냈다
'감형 전략' 기획한 변호사 9명, 경찰청 출신부터 형사전문 변호사까지
2가지 전략으로 감형 노려⋯안 통하자 전관 변호사 추가 선임
![[단독] '징역 4년' 대구 스타강사, 형 줄이려 반성문 38번 써서 냈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19-11-29T17.11.21.382_354.jpg?q=80&s=832x832)
최소 4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을 일삼은 대구의 스타강사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대구 스타 학원강사 전모(37)씨는 연쇄 성범죄를 저질렀다. 최소 4명의 여성을 성폭행했고, 확인된 것만 26차례 불법 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그 영상을 5명 이상에게 유포했다. 경찰은 A씨의 컴퓨터에서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900GB(영화 400편 분량)의 동영상을 찾았다. 발견된 동영상에서 얼굴이 확인된 여성만 30명이 넘는다.
법원은 모든 혐의를 인정해서 징역 4년(1460일)을 선고했다. 성폭행으로만 보면 피해자당 365일, 불법 영상 촬영으로만 보면 영상 하나당 징역 56일씩 살고 나오는 셈이다. 로톡뉴스는 이런 형량이 나온 이유를 분석했다.
취재 결과 피고인 전씨는 모두 9명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중에는 경찰청 출신 변호사부터, 대한변호사협회가 인증한 형사 전문 변호사도 있었다. 전씨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재판부에 총 38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전씨의 범행은 정준영, 최종범 사건과 유사했다. 술을 먹여 여성이 정신을 잃으면 성폭행을 하면서 영상을 찍었다. 그 영상을 자기 친구들에게 보낸 점도 동일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전씨는 성폭행 직후 잠들어 있는 여성의 나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면서 피해 여성을 모욕하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무방비 상태에 빠진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뒤에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한 번 더 피해자를 깔보고 욕되게 한 것이다.
전씨는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9명의 대형 변호인단을 꾸렸지만, 재판에서 뾰족한 수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본인 PC에서 나온 영상이 확실한 증거였고, 피해자가 많은 데다 죄질도 나빠 실형은 확실했다.
결국 선고 형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싸움이었다. 전씨 측이 택한 방법은 ①피해자와 최대한 합의하는 것과 ②반성문 많이 쓰기였다.
①"처벌 원하지 않는다" 기소 3일 만에 피해자 합의서 제출
전씨 측은 검찰이 기소한 지 3일 만에 피해자 일부로부터 '합의서'를 받아 법원에 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전씨 지인들이 작성한 탄원서도 함께 제출했다. 한 달쯤 뒤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합의에 성공해, 역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법원에 냈다.
②"이렇게까지⋯" 140일간 38번의 반성문 제출
전씨 측 소송 전략 중 특이했던 건 반성문에 있었다. 엄청난 양의 반성문을 3~4일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제출했다. 5월 29일부터 10월 15일까지 140일간 모두 38번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이렇게까지 반성문을 꼬박꼬박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재판부가 형량을 결정할 때 영향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이 나온 뒤 5일 만에 항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법무법인을 추가로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는 판사 출신이었다. 그것도 전씨가 2심을 받는 대구고법 부장판사 출신이었다.
그는 영남 지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고 30여년의 판사 생활을 하는 동안 29년간 대구지법과 대구고법에서만 판사로 재직했다. 대구지법 판사, 대구고법 판사, 대구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모두 거친 대구 법조계의 대표적인 '토박이'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피고인이 2심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향판(鄕判)을 선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평생 지방에서만 근무하는 판사'를 향판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보통 해당 지역 법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전씨는 그 대구고법에서 2심을 받는다.
편집자주
이 기사에 인용된 두 변호사의 발언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로톡뉴스는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나, 동료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담은 기사라는 점을 감안해 취재원의 '익명 인용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