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 뚜껑 좀 따줘" 병만 흔들었다는 손님의 그 행동은 왜 문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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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 뚜껑 좀 따줘" 병만 흔들었다는 손님의 그 행동은 왜 문제가 될까

2021. 09. 25 12:56 작성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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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 뚜껑 열어달라며 가게 직원에게 요구하다 말다툼 벌여

가게 직원은 A씨를 '특수폭행'으로 고소⋯다툴 때 맥주병 들고 있던 게 화근

변호사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분석할까

팔을 다쳐 깁스를 한 채로 음식점을 찾은 A씨. 병맥주를 주문했지만, 혼자선 뚜껑을 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A씨는 직접 맥주병을 들고 갔는데, 이후 이 일로 고소를 당했다. /셔터스톡

팔을 다쳐 깁스를 한 채로 음식점을 찾은 A씨. 병맥주를 주문했지만, 혼자선 뚜껑을 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려 몇 번이나 호출을 했지만 묵묵부답. 결국 A씨는 직접 맥주병을 들고 직원에게로 걸어갔다.


"맥주병 뚜껑 좀 따달라니까요!"


A씨의 외침에 뒤를 돌아본 가게 직원은 화들짝 놀라며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이 일로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고, 결국 직원은 A씨를 고소까지 했다. 혐의는 무려 '특수폭행'이었다.


맥주병을 들고 다가가기만 했을 뿐이라는 A씨.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변호사들은 '이것'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왜 특수폭행이나 특수협박 적용의 가능성이 있을까

형법상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했을 때 성립한다. 우리 대법원은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 또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2000도5716)라고 판시했다. 상대방을 직접 때리거나 미는 등의 접촉이 없었어도,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만으로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맥주병처럼 '위험한 물건'을 들었다면 특수폭행에 해당하는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받는다.


이런 이유에서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A씨가 맥주병을 들고 어느 정도 거리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A씨의 말대로 맥주병을 들고 서있기만 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김 변호사는 "직원에게 닿을 듯한 거리에서 맥주병을 치켜들거나 휘둘렀다면 이는 유형력이 있다고 보고, 특수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문제가 되는 혐의가 또 하나 있다. 맥주병을 들고 있었기에 '도와주지 않으면 맥주병으로 치겠다'는 의미로 읽혔을 수 있기 때문. 가게 직원 역시 그런 A씨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주저 앉은 상황이기도 했다. 이처럼 A씨 행동에서 가게 직원이 위협을 느꼈다면, 특수협박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형법은 타인에게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전달해 공포심을 느끼게 했을 때 협박죄로 처벌한다. 이때 발언만이 아니라 당시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혐의를 판단한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B씨 입장에선, 맥주병을 들고 자신에게 다가오며 '부르는 데 왜 안 오느냐'고 했다면 겁을 먹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당시 A씨의 행동이 B씨가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했기에 특수협박으로 볼 사정이 있었다는 취지다.


특수협박이 인정되면 특수폭행 때보다도 죄가 무거워진다. 이때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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