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약물 운전 논란…내가 처방받은 약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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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약물 운전 논란…내가 처방받은 약은 괜찮을까?

2025. 06. 12 11:4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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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불가’ 약물, 법은 어떻게 보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2025년 6월 12일 방송 장면.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개그맨 이경규가 처방 약을 먹고 운전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나도 약물 운전자가 될 수 있다'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황장애 약뿐 아니라 위장약, 다이어트약, 근육이완제에도 포함될 수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한 뒤 운전대를 잡는 행위의 법적 기준은 무엇인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12일 방송에서 모호한 경계선을 짚어봤다.


"정상 운전 못 할 우려"...법의 모호한 경계

논란의 핵심은 도로교통법 제44조에 있다. 법은 "마약, 대마 및 향정신성 의약품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음주운전처럼 혈중알코올농도 0.03%라는 명확한 수치가 없다. 처벌 기준이 '정상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할 우려'라는 극히 주관적이고 모호한 문장에 달려있는 것이다.


문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데 있다. 흔히 공황장애나 ADHD,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에만 쓰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다르다. 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신경성 위장병에 처방되는 자율신경계 억제제, 정형외과의 근육이완제, 다이어트약에도 해당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 내가 무심코 먹은 약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약물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의사·약사도 "운전 여부 판단 못 해"...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그렇다면 운전 가능 여부는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의사나 약사에게 명확한 답을 듣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미숙 약사는 "같은 약, 같은 용량이라도 개인의 컨디션과 약물 분해 효소 보유량에 따라 반응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선 약사 또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운전해도 된다, 안 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평생 운전 금지'라는 비현실적인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의료 전문가의 판단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법적 책임의 무게는 온전히 운전자 개인의 어깨에 놓이게 된다.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약물의 '반감기'(체내 약물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를 확인하는 것이다. 통상 반감기의 약 5배 시간이 지나야 약물이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간다고 본다. 예를 들어 반감기가 4시간인 약이라면, 최소 20시간(4시간 x 5)이 지나야 운전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건강한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한 평균치일 뿐, 개인별 편차가 커 맹신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명확한 해답은 없다. 전문가들은 ▲장기 복용 약은 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기 전 복용할 것 ▲새로운 약을 처방받았다면 일정 기간 운전을 피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몸의 반응을 살필 것을 권고한다.


정상 처방이라는 사실이 안전 운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 우려에 대한 최종 판단 책임은 운전대를 잡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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