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중생 성폭행 투신 사건 첫 민사 판결…"가해자, 유족에 1억 배상하라"
인천 여중생 성폭행 투신 사건 첫 민사 판결…"가해자, 유족에 1억 배상하라"
재판부 "가해자와 그 부모까지 공동책임져야"⋯위자료 책임 인정

지난 2018년 '인천 여중생 성폭행 투신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형사 판결이 확정됐다. 그리고 최근 이 사건 첫 민사소송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항소심 선고 당시 아버지가 목에 걸고 다니던 사망한 딸의 학생증. /강선민 기자
또래 남학생 3명이 한 여학생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제추행,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온라인상 괴롭힘)을 저질렀다. 학교 안팎에서 범죄는 1년 넘게 지속됐고, 결국 피해자는 16살에 되던 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18년 '인천 여중생 성폭행 투신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형사 판결이 확정됐다. 피해자를 성추행한 A군은 징역 3년, 성폭행한 B군은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 6월,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C군에겐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이 나왔다.
그리고 최근 이 사건 첫 민사소송 결과가 나왔다. 가해자 3명 중 가장 중한 범죄를 저질렀던 성폭행 가해자 B군에 대해서다. 인천지법은 지난 13일 그에게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위자료 약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건 당시 중학생이던 B군은 "A군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소문내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성폭행을 했다. 성폭행은 범죄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이후 B군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자가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퍼뜨리며 명예훼손을 일삼았다. 피해자의 남자친구였던 C군 역시 SNS 등에 피해자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
또래 남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도 모자라, 이런 피해 사실이 공개적으로 SNS에 알려진 피해자는 결국 지난 2018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건을 맡은 인천지법 민사6단독 임진수 판사는 "피고(B군)는 이 같은 범행으로 인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면서 피해자 죽음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B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 판사는 "B군은 가해행위 당시 미성년자였지만, 중학교 2~3학년 학생으로서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이 무엇인지 변식할 지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군이 저지른 행위가 피해자를 심각한 우울증과 정서불안 상태에 빠지게 한 유력한 원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B군 부모 역시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었다"며 "B군과 부모가 공동하여 피해자 측에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단순 '비관 자살'로 끝날 뻔한 딸의 사망 사건이 제대로 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4년간 재판에 매달렸다. 그 기간 동안 사실상 생업은 포기해야 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를 처음 목격하고 심폐소생술 한 14살 남동생.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됐지만 '자신이 제대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해 죽은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에 현재까지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임 판사가 인정한 손해배상 대상은 숨진 피해자와 부모, 그리고 남동생까지다. 피해자 몫의 위자료는 5000만원이었다. 남겨진 부모에겐 각 2000만원씩을, 남동생에겐 15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선고가 나온 이후 B군 측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피해자 유가족 측은 로톡뉴스에 "강제추행과 명예훼손을 저지른 다른 가해자 2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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