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환불 요구했더니 스토킹범? 판세 뒤집을 ‘결정적 한 마디’
PT 환불 요구했더니 스토킹범? 판세 뒤집을 ‘결정적 한 마디’
대표 사망 후 잠적한 트레이너
'정당한 채권 회수' 증명할 통화 녹음의 비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말 법에 무지한 일반인으로서 돈을 받으려고 한 것뿐인데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정말 억울하여 변호사님께 상담 요청드립니다”
헬스장 PT 환불을 요구하다가 졸지에 스토킹 피의자가 된 한 시민의 절박한 호소다.
헬스장 대표의 사망으로 115만 원을 떼일 위기에 처한 그는, 돈을 돌려받기 위해 계약 당사자에게 연락했다가 형사 고소를 당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가 어째서 범죄가 되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사건의 전말을 뒤바꿀 열쇠가 ‘한 통의 통화 녹음’에 있다고 지적한다.
사라진 트레이너와 공중에 뜬 115만 원
사건은 A씨가 헬스장에서 추천한 여성 트레이너와 115만 5천 원의 PT 계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하지만 트레이너와 맞지 않아 환불을 요청하자, 센터 측은 다음 달에 환불을 해주겠다는 말로 처리를 미뤘다.
A씨는 결국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설상가상으로 헬스장 대표가 사망하면서 환불은 더 불투명해졌다.
그때, 계약 당사자인 트레이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카드 취소를 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다음 날 A씨가 헬스장을 찾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에는 비슷한 피해자들이 모여 있었고, 그 혼란 속에서 트레이너는 자취를 감췄다.
A씨는 계약 당사자에게 해명을 듣고자 이후 다시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통보였다.
황당한 A씨 역시 트레이너를 사기와 무고죄로 맞고소했지만, 경찰은 A씨의 스토킹 혐의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먼저 통보한 상황이다.
스토킹 vs 정당한 권리 행사, 법의 평가는?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로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스토킹 처벌법의 핵심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지속·반복적’으로 하는 것이다.
A씨의 연락은 ‘115만 원 환불’이라는 명백하고 정당한 채권 회수 목적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 장우진 변호사는 “환불을 받기 위해 연락하고 직접 방문한 행위는 정당한 채권 행사에 해당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특히 변호사들은 트레이너가 먼저 카드 취소를 제안하며 걸어온 통화 녹음을 결정적 증거로 꼽았다.
반포 법률사무소 김윤환 변호사는 “트레이너 측에서 먼저 전화하여 방문을 요청한 녹취가 있다면 ‘상대방 의사에 반한 지속적 접근’이라는 스토킹 주장에 대해 중요한 방어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스토킹죄의 성립 요건을 언급하며, A씨는 헬스장 대표의 사망 및 트레이너 잠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결제 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계약 당사자에게 해명을 요구한 것이므로, 가해 의사가 없었음을 내용증명, 카카오톡 대화, 상대방이 먼저 건 통화 녹음 파일 등을 통해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A씨의 행위가 일방적 괴롭힘이 아닌, 상대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후속 조치였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기·무고죄 맞고소, 섣부른 판단은 금물
그렇다면 A씨가 제기한 사기 및 무고죄 고소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의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사기는 ‘처음부터’ 편취 의사·기망이 입증되어야 하며, 단순 채무불이행과 구별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고죄의 문턱은 더욱 높다.
상대방이 허위 사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형사 처벌을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무고 고소의 경우 상대방의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임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성립하므로, 현 단계에서 무고 주장을 확장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법조계는 A씨가 당면한 스토킹 피의자 조사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법률사무소 청원 최원석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 하나하나가 이후 송치 여부와 처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조사 전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정리하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억울함만 호소하기보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위가 정당했음을 논리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