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믿고 판 명품패딩, 알고보니 '가품'…사기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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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믿고 판 명품패딩, 알고보니 '가품'…사기죄 될까?

2026. 01. 22 17: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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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기 고의 없었다면 처벌 어렵지만, 입증 책임은 판매자에게"

선물 받은 명품 패딩을 중고 판매했다가 가품으로 밝혀져 사기 혐의를 받은 경우, 판매자가 가품임을 몰랐다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 AI 생성 이미지

"진품인 줄 알았어요"

친구에게 선물 받은 고가의 명품 패딩을 중고 거래로 팔았다가 '가품'으로 밝혀져 경찰 조사를 앞둔 판매자 A씨.


사기죄 처벌의 핵심 쟁점인 '고의성'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몰랐다'는 항변이 통할지,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법원의 판단 기준을 심층 분석했다.


"친구 믿고 팔았는데"…날벼락 맞은 중고 판매자


A씨는 친구에게 받은 몽클레르 패딩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팔았다. 며칠 뒤, 구매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이 왔다. 구매자가 다른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패딩을 되팔려다 전문 감정을 받았는데 '가품' 판정이 나왔다는 것이다.


구매자는 A씨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통보했다. A씨는 "저는 진짜 진품인줄 알고 팔았다가 가품이였습니다 절대 사기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라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순식간에 사기 피의자 신분이 된 A씨는 법률 자문을 구하기에 이르렀다.


법조계 중론 "고의 없었다면 사기죄 성립 안 돼"


법률 전문가 대다수는 사기죄 성립의 핵심 열쇠가 '편취의 고의', 즉 상대를 속여 재물을 가로채려는 의도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품인 줄 모르고 판매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본인도 가품인줄 몰랐다면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고,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A씨는 해당 상품이 진품인줄 알고 판매했기 때문에 사기의 고의 자체가 없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 등도 같은 의견을 내며 '고의가 없었음'을 수사기관에 잘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이 믿어줄 리 없다"…입증 책임의 무게


하지만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냉철한 시각도 존재한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해당 패딩은 몇백만원을 하는 제품입니다. 가품인걸 몰랐다는 주장을 수사기관이 믿어줄 리 없습니다"라고 경고하며, 안일한 대응을 경계했다.


결국 입증의 책임은 판매자에게 돌아온다. 김경태 변호사는 "진품이라고 믿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친구로부터 물건을 받게 된 경위, 당시 대화내용, 거래 내역 등의 자료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도 친구의 진술이나 증언 확보, 당근마켓 거래 기록 등 구체적인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고의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단1028 판결).


최선의 대응은 '신속한 환불'과 '적극적 소명'


형사상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는 것과 별개로, 민사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가품 판매는 매매계약의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구매자는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자와의 원만한 합의가 형사 사건 조기 종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수사기관 조사 시에는 진품으로 알고 판매하게 된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시되, 즉시 구매자와 협의하여 환불 등 피해 회복 조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A씨가 구매자에게 배상할 경우, 가품을 제공한 친구를 상대로 지불한 금액을 청구하는 '구상권' 행사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결국 A씨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의가 없었음'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경찰 조사에 임하는 동시에, 구매자와의 신속한 합의를 통해 피해 회복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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