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신고했는데 결국..." 스토킹 피해자들의 외침, 왜 경찰에 닿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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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신고했는데 결국..." 스토킹 피해자들의 외침, 왜 경찰에 닿지 못했나

2025. 08. 13 11: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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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서 울산까지, 반복되는 비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7월 26일, 경기도 의정부의 한 노인보호센터. 홀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가해자는 60대 남성. 약 1년간 함께 근무하다 퇴사한 후, 지난 5월부터 피해자를 괴롭혀왔다. 피해자는 경찰에 세 번이나 신고했다. 하지만 막지 못했다.


12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강은하 변호사는 "피해자는 스토킹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됐고, 긴급 신고용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다"며 "그럼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스마트워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경찰은 첫 신고 당시 가해자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가해자가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스토킹 경고장을 발부했다. 피해자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안전 순찰을 실시했다. 가해자가 피해자 집까지 찾아왔을 때는 스마트워치로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주거지 100m 이내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를 하고, 검찰에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다"며 잠정조치를 기각했다. 정작 사고 당시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강은하 변호사는 "전자장치만으로는 실시간 접근을 모두 감지하거나 차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에서도 똑같은 비극...400통 문자에도 '4호 조치' 기각

울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 가해자는 피해자를 폭행하고, 차 열쇠를 바다에 던졌다. 집 앞에 서성이며 100여 차례 전화하고 400통이 넘는 문자를 보냈다.


경찰은 잠정조치를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1호(서면경고), 2호(100m 이내 접근금지), 3호(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결정받았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조치인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는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가해자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직장과 주거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 했으며,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가해자는 피해자의 직장 앞까지 찾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피해자는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중태다.


"지속적·반복적" 기준이 문제...판단 기관마다 달라

문제의 핵심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스토킹으로 보는 현행법의 모호한 기준이다. 경찰, 검찰, 법원이 각각 다르게 판단하다 보니 피해자 보호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다.


강은하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초기 예방이 안 되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며 "스토킹처벌법을 유연하게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과하게 대응하라"...하지만 법 개정 없인 한계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유치장 유치, 구속영장 신청, 전자발찌 부착 등 스토킹 대응을 과하게 하라"고 일선에 지시했다. 접근금지 중인 가해자 주변에 기동순찰대를 집중 투입하고, 적극 행정 면책 제도를 활용해 수사관이 적극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스토킹 행위를 멈추지 않고 반복하면, 지속 시간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지속·반복성이 인정된다고 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만 19건...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22대 국회가 꾸려진 이후 발의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은 17건, 스토킹방지법 개정안은 2건이다. 하지만 단 한 건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처벌법은 법제사법위원회, 방지법은 여성가족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일본 사례를 참고해 '서성거리는 행위'를 스토킹 범주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보호명령을 요청할 수 있는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를 제안했다.


이원화 변호사는 "꼼꼼하게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이야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결국 법이 바뀌지 않으면 지금과 달라지는 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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