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우리 동네에 다른 학원 차렸어? 투자금 못줘" 버티는 옛 동업자, 어떻게 대응해야
"아니, 우리 동네에 다른 학원 차렸어? 투자금 못줘" 버티는 옛 동업자, 어떻게 대응해야
영업금지 가처분과 투자금 반환은 별개
대표이사 해임 시점에 따라 영업금지 가처분 내려질 수도

함께 운영하던 학원. 그러나 갈등이 생긴 뒤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 학원을 차린 것을 이유로 "투자금 못 주겠다"며 버티고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강사로 일하던 A씨. 동료와 의기투합해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담은 학원을 열기로 했다. 자신이 25%, 동료 B씨가 75%를 투자해 법인을 만들고 공동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2명이 부푼 꿈을 안고 학원 사업을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처음 상황과는 많은 게 달라졌다. 학원 운영 방식을 두고 B씨와 갈등이 생긴 탓이 컸다. 서로가 생각하는 목표가 달랐다. 운영 방향이 맞지 않아 다툼이 많아졌고 결국 원장으로 있던 B씨는 A씨를 다른 지점으로 발령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처음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이러한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어영부영 시간만 지나게 됐다.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동료 C씨와 함께 근처에 새로운 학원을 차렸다.
그러자 B씨는 "대표이사 경업금지 위반"이라며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왔다. 동시에 과거 A씨가 투자한 금액도 못 주겠다고 버티고 있다.
A씨는 자신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고, 그 뒤에 새 학원을 차린 것인데 이것이 경업금지에 해당하는지 궁금하다. 또한, 자기가 낸 돈을 돌려달라는 당연한 요구가 "영업금지 가처분"과 상관이 있는지도 알고 싶다.
변호사들은 우선 투자금 반환과 영업금지 가처분은 서로 별개 사안이라고 정리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정산금 반환은 영업금지 가처분과 무관하다"며 "투자금 정산과 반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정산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새로 학원을 차린 것 때문에 영업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면, 그 부분을 제외하고 주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창현의 조계창 변호사도 "정산금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며 위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법무법인 명율의 배장환 변호사는 "투자금뿐만 아니라 같이 운영하던 학원의 현재가치에서 25%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공동투자에 따른 동업자였기 때문에 투자금뿐 아니라 매출 등에 따른 영업권도 포함된다는 취지다.
영업금지 가처분에 대해서 변호사들은 A씨에게 불리한 요소가 있다고 봤다. A씨가 동업한 학원의 대표이사였기 때문이다.
상법 제397조 제1항은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배장환 변호사는 "A씨가 원래 학원 법인의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면 영업금지 가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학원 운영에서의 지위, 역할 등에 따라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즉, 실질적 권한이 없는 대표이사라면 영업금지 가처분을 피할 여지도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A씨의 대표이사 해임시점도 중요한 판단요소로 봤다. 조계창 변호사는 "새로운 학원을 연 시점에 전 학원 이사 지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A씨가 새로운 학원 문을 연 시점에 이미 대표이사 지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면 영업금지 가처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