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사생활 폭로자, 사과했지만 '이 말' 때문에 더 높은 수위 혐의 적용될 것
축구 선수 사생활 폭로자, 사과했지만 '이 말' 때문에 더 높은 수위 혐의 적용될 것
"나랑 만나면서 바람 피웠다" SNS에 축구 선수의 사생활 폭로돼
실명 공개되고 비난 및 악플 받았는데⋯게시자 "순간 분노했다"며 글 삭제 후 사과
변호사들 "비방의 목적 인정될 것⋯형법보다 높은 정보통신방법상 명예훼손 적용될 것"

한 축구 선수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A씨가 자신의 SNS에 이 선수의 복잡한 이성관계를 폭로했다. 이로 인해 선수 B씨는 비난을 받은 상황. 그런데 A씨가 사과를 하고 글을 삭제했다면, 법적 책임이 사라지는 걸까. /셔터스톡·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면서 성병에 걸려왔다."
최근 한 국가대표 축구 선수의 복잡한 이성관계를 폭로하고 나선 A씨가 돌연 글을 삭제했다.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그랬다"는 말과 함께 사과의 글도 올렸다.
하지만 해당 선수의 실명은 이미 공개된 뒤였고, 그를 향해 비난 등 악플 세례가 쏟아졌다. 현재 축구 선수 B씨는 A씨의 폭로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글도 삭제하고, 사과도 했으니 이대로 없던 일이 되는 걸까. 사실 A씨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A씨가 분노로 인해 이와 같은 일을 벌였다는 사과의 글 때문에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거로 변호사들은 예상했다. 그 이유를 정리 해봤다.
발단은 지난 4일, 선수 B씨와 2년간 만난 사이라고 주장한 A씨의 SNS에서 시작됐다. A씨는 B씨가 10명이 넘는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고 쓰며, 그가 여성들에게 "비키니 입고 (사진) 찍자" "보고 싶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낸 대화 내역도 공개했다.
또한 A씨는 "성병에 걸려왔다", "여자와 몰려다니며 코로나로 집합금지인 시기에 8명이 한 집에 모여 파티까지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폭로를 한 이유에 대해 A씨는 "공인으로 많은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신뢰를 쌓고 있는 B씨의 더러운 사생활을 나만 아는 게 너무 억울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하루 뒤, A씨는 글을 삭제하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화가 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제 의도와 다르게 사실과 다른 메시지를 적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B씨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도 했다.
우리 법은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摘示⋅짚어서 보여주는 일)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형법상 명예훼손으로 처벌한다. 그런데 온라인(SNS 등)에서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적용되며, 처벌 수위도 올라간다. 정보가 빠르게 퍼져나가는 온라인 특성상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더 강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비방'의 목적이 인정될 것으로 보여 형법 대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는 "A씨는 'B씨의 사생활을 자신만 아는 게 억울하다', '순간적으로 화났다'는 등의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SNS에 글을 게시했다"며 "선수 B씨에 대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설사 해당 폭로 글을 삭제했다고 항변해도, 이는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될 수 있을 뿐 죄의 성립에는 문제가 없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또한 "B씨가 '공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마치 공익을 위해서 폭로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비방의 목적이 더 커 보인다"고 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법률 자문

이에 더해 김경태 변호사는 사실 적시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 둘 다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변호사는 "A씨 스스로가 '사실과 다른 메시지를 적었다'고 인정하고 있어, 두 혐의 모두가 적용될 것"이라 했다.
이렇게 되면 A씨에겐 처벌이 가장 무거운 죄가 적용된다. 정보통신망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다만, 두 변호사 모두 벌금형이 선고될 거라고 내다봤다. 민사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500~1000만원 이내의 위자료를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