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폭로했더니 고소 협박?" 전 남친, '스토킹' 역고소 엔딩
"바람 폭로했더니 고소 협박?" 전 남친, '스토킹' 역고소 엔딩
"정신나갔냐" 욕설 DM 폭탄 보낸 전남친
'스토킹' 역고소 가능할까?
변호사들 "쫄지 말고 역고소하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현재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는 전 남친(남자친구)이 "다시 만나자"며 연락해와, 그 이중성을 폭로하려다가 고소 협박으로 되돌아받은 사건이 있다.
사건의 발단은 B씨가 전 남자친구였던 A씨의 미련 가득한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했다. 전 남친 A씨는 B씨에게 다시 만나자며 접근했고, 수위 높은 성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문제는 전 남친 A씨에게 현재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점에 있었다.
그의 이중성에 분노한 B씨는 대화 내용을 모두 캡처해 A씨의 현재 여자친구에게 전송했다.
이에 A씨는 거센 반발하며 협박을 했다. A씨는 B씨를 '사기'로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정신나갔냐"와 같은 욕설과 비난을 일주일 넘게 쏟아냈다. 순식간에 가해자로 몰린 B씨는 끊임없는 언어폭력에 공포를 느꼈다.
내 대화 내가 보낸 게 죄? 법조계 "B씨 행위, 범죄 안 돼"
B씨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A씨의 '고소 협박'이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범죄로 성립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아 변호사(법무법인 성진)는 "형법상 사기죄는 타인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어야 성립한다"며 "단순히 대화 캡처를 전달한 것은 재산 범죄와 전혀 무관하다"고 A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제3자에게 공개한 행위는 어떨까. 김대희 변호사(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는 "본인이 대화 당사자이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며, 대화 내용을 받은 사람이 1명에 불과해 명예훼손의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요건을 충족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B씨의 행동은 죄가 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일관된 판단이다.
반격의 시간 'DM 지옥' 펼친 전남친, 스토킹·모욕죄로 역고소
상황은 오히려 B씨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
법조계는 A씨가 일주일간 보낸 반복적인 욕설 메시지가 여러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고 경고한다. 추민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온경)는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도 계속 연락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면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반복적인 욕설 DM은 모욕죄로, 지속적인 괴롭힘은 스토킹으로 충분히 고소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정신나갔냐"는 표현은 B씨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모욕'에 해당하며, 반복된 고소 위협 역시 공포심을 일으키는 '협박'으로 볼 수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순간이다.
"모든 DM을 캡처하라" 변호사들이 제시한 '승소의 첫걸음'
법적 대응의 첫걸음은 단연 '증거 확보'다.
정준현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상대방이 보낸 인스타그램 DM이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모두 캡처하고 원본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시지가 반복적이고 수위가 높을수록 협박죄나 스토킹 범죄로 대응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증거 확보 후에는 단호한 의사 표시가 뒤따라야 한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반복적인 욕설로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니 즉시 중단하라. 중단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하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보내라"고 조언했다.
이는 상대방 행위가 자신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을 입증해 스토킹처벌법 적용에 결정적 증거가 된다.
이후에도 괴롭힘이 계속되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된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형사고소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특정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임시 조치)을 신청하는 것도 매우 실효성 높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법의 저울추는 B씨 쪽으로 명백히 기울었다.
A씨의 고소 협박은 법적 근거가 희박하며, 오히려 B씨는 모욕, 스토킹 등 다수의 '반격 카드'를 손에 쥐었다. 한때 사랑을 속삭였던 대화창은 이제 가해자를 겨누는 서늘한 법정 증거가 됐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공간에서 감정적 대응이 아닌, 차가운 법적 대응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