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리딩방' 투자 사기 후 계좌 동결… 저도 공범으로 처벌받나요?
'텔레그램 리딩방' 투자 사기 후 계좌 동결… 저도 공범으로 처벌받나요?
사기범 이름 몰라도 '성명불상' 고소 가능
피해자 입증 위한 선제적 대응 중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리딩방 투자 사기를 당한 A씨. 사기 피해를 알게 된 건 자신의 은행 계좌가 지급정지된 후였다.
사기범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되레 자신이 사기 공범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사기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범죄 연루자로 의심받는 상황, 어떻게 해야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까?
사기범 인적사항 몰라도 ‘성명불상자’로 고소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사기범의 이름이나 주소 등 정확한 인적사항을 몰라도 형사 고소는 가능하다. 온라인 사기 범죄는 가해자가 신원을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고소장에 피의자를 ‘성명불상자’로 기재하고, 텔레그램 닉네임, 송금한 계좌번호 등 현재 알고 있는 단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고소장에 피의자 인적사항 대신 ‘성명 불상(텔레그램 리딩방 운영자)’처럼 기재하면 된다”며 “경찰은 계좌 추적과 통신 수사를 통해 운영자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내 계좌가 지급정지 됐다면? ‘피해자 입증’ 위해 고소부터
법조계에 따르면, 특히 A씨처럼 본인 계좌가 사기이용계좌로 묶여 지급정지된 상황에서 고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고 봤다.
단순히 피해금을 되찾기 위한 목적을 넘어, 자신이 사기 공범이 아닌 피해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다른 피해자들의 신고로 인해 자신 또한 사기 방조 혐의 등으로 형사 입건될 위험이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A씨의 계좌가 사기 피해금을 세탁하는 데 사용된 이른바 중계 계좌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A씨 역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나 사기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될 확률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향후 다른 피해자들의 추가 신고가 들어올 확률이 매우 높다”며 “이때 본인이 사기 방조범이 아닌 기망당한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형사 고소 접수 내역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화 기록 없어도 ‘계좌 이체 내역’이 핵심 증거
A씨는 사기범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이 없어 고소를 망설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대화 기록이 없더라도 ‘계좌 이체 내역’만으로도 충분히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돈을 보낸 계좌번호와 이체 기록은 수사기관이 범인을 추적하는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단서가 된다.
법무법인 도하 김형준 변호사는 “텔레그램은 기록 삭제가 용이해 가해자의 기망 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A씨가 가해자 측 계좌로 송금한 내역 자체가 객관적 물증”이라고 설명했다. 송금확인증이 수사의 가장 확실한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