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빌려줘, 싫으면 성매매 해와" 10번 선처받은 10대, 결국 여친 팔아넘겼다
[단독] "돈 빌려줘, 싫으면 성매매 해와" 10번 선처받은 10대, 결국 여친 팔아넘겼다
판사는 "선처 값어치 없다"며 분노했지만, 정작 판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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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차례 넘는 전과를 가진 10대 소년이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협박했다. /셔터스톡
“꽃다운 나이에 돌이키지 못할 상처만 입었다.”
재판부는 15세 소녀가 겪은 고통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해자는 다름 아닌, 한때 연인이었던 동갑내기 남자친구였다. 그는 여자친구를 강제로 성매매에 내몰고, 그 돈을 빼앗았으며, 벗어나려는 피해자를 협박으로 옭아맸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백광균 판사는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요행위등)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징역 장기 1년, 단기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군의 죄질이 "몹시 나쁘고 위험하다"며 "더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선처해줄 값어치가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지만, 판결은 솜방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돈 빌려줘" 거절하자 "성매매 해서 벌어와"
A군의 범행은 2023년 10월 시작됐다. 여자친구였던 B양(15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A군은 B양을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으로 불러냈다. 그곳엔 이미 성매수 남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A군은 "저 남자를 만나 성매매로 돈을 벌어 빌려달라"며 B양을 강권했다. B양은 그날 15만 원을 받고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져야 했고, 이틀 뒤인 10월 9일과 14일에도 각각 10만 원씩을 받고 같은 범죄에 내몰렸다. 그렇게 B양이 받은 돈 35만 원은 모두 A군에게 상납됐다.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B양이 더는 못 하겠다고 버티자, A군의 추악한 범행은 협박으로 이어졌다. 2023년 10월 27일, 그는 B양의 친구 C씨에게 성매매 사실을 폭로할 것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내 B양을 압박했다.
재판부도 분노했다
재판 과정에서 A군의 과거 행적도 드러났다. A군은 이미 절도, 사기, 무면허 운전 등 10차례가 넘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법의 선처가 오히려 죄의식을 무디게 만든 셈이다.
재판부는 이 점을 강하게 꾸짖었다.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여러 차례 선처만 받아오자, 죄의식 없이 대담하고도 배은망덕하게 한때 자신과 사귀어준 15살 또래 여학생한테 성매매로 돈을 벌어 내놓으라고 강권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다수 전과, 피해자 나이, 범행 경위와 내용이 몹시 나쁘고 위험한 이상, 더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선처해줄 값어치가 없다"며 "당분간 사회에서 멀찌감치 떨어뜨려 자숙과 성찰을 강제하고 일벌백계 삼아야 마땅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징역 8개월'
이처럼 강한 질책에도 불구하고 A군에게 내려진 형량은 단기 8개월의 징역이었다. 판결문에 담긴 이유는 소년범 처벌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아직 10대 중반으로 수감 생활을 거치더라도 거듭날 시간과 여력이 넉넉하다"고 밝혔다. 교화와 개선의 가능성을 완전히 저버릴 수는 없다는 소년법의 취지를 고려한 것이다.
또한 A군이 "사건을 자백하면서 미약하나마 뉘우치는 모습을 비춘 점"과 "엇비슷한 청소년 성범죄 양형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년'이라는 신분과 '자백'이라는 요소가 A군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셈이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단371 판결문 (2024. 5. 2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