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티켓 49장 싹쓸이? 서울국제도서전 예매 대란…법으로 본 사재기 방치 논란
혼자서 티켓 49장 싹쓸이? 서울국제도서전 예매 대란…법으로 본 사재기 방치 논란
뮤지컬·스포츠는 1인 2~4장 제한
도서전은 49장 허용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모습. /연합뉴스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인간선언(호모 두두리)'을 주제로 돌아왔지만, 예매 창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지난 8일 얼리버드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접속자가 몰려 대기 인원만 3만 명에 육박했다.
분통을 터뜨린 관람객들이 주목한 건 '아이디(ID)당 최대 49장'이라는 기형적인 구매 한도였다. "사실상 사재기를 조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49장 묶음 판매? 암표상에 판 깔아준 격"
통상적인 문화·스포츠계의 상식과 비교하면 49장이라는 숫자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명 뮤지컬이나 프로야구, 콘서트 등은 암표와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구매 수량을 2~4장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도서전 입장권은 좌석 지정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대량으로 표를 확보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거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소수 인원이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한정 수량 티켓을 독점하게 되는 구조다.
소비자기본법 취지엔 어긋나지만⋯명시적 처벌 조항은 '공백'
그렇다면 주최 측의 이러한 정책을 부당한 거래 제한으로 보고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을까.
우리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1인당 49장이라는 과도한 대량 구매 허용이 다수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과 구매 기회를 박탈했다면, 법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행위로 평가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현행법상 주최 측을 당장 제재하기는 까다롭다고 본다. 부당한 거래 제한을 법적으로 입증하려면 소비자의 청약 철회를 방해하거나 계약을 부당하게 유지하려는 행위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안에서 피해를 본 건 49장을 산 당사자가 아니라, 표를 구하지 못한 '제3의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연법이나 전자상거래법 어디에도 '1인당 티켓 구매 수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의무 조항이 없다. 명백한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측은 "얼리버드는 관람객 할인 혜택 제공을 위해 유지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 방안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특정 법규를 명시적으로 위반하지는 않았더라도, 다수 소비자의 공정한 구매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법의 근본 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