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을 이용하지만, '불법'으로 처벌은 안 되는 '불법 웹툰' 이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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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이용하지만, '불법'으로 처벌은 안 되는 '불법 웹툰' 이용자들

2023. 02. 26 11:29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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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불법유통 시장⋯합법적인 웹툰 시장보다 빠르게 증가

현행법상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 외 단순 이용자 처벌은 불가능

한국저작권보호원 "불법 웹툰 시청 제재 위한 법률안 개정 등 검토 예정"

저작자도 아니면서 허락 없이 웹툰을 복제하는 등의 행위는 법 위반에 해당해 처벌된다.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근거다. 그런데, 이런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 등은 처벌되지만 이를 이용한 사람들은 처벌이 되지 않는다는 다소 모순적인 이야기가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웹툰 산업이 발전하면서 불법 웹툰 유통 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웹툰 시장의 추정 규모는 1조 5660억원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웹툰 불법유통 시장의 추정 규모는 8427억원으로, 이는 합법 웹툰 시장 규모의 53.81%에 달한다. 웹툰 조회수를 나타내는 트래픽의 경우도 불법 유통 사이트가 합법 사이트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웹툰'을 더 많이 본다는 의미다.


이에 웹툰 플랫폼들이 불법 웹툰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인공지능(AI) 기반인 '툰레이더'라는 시스템으로 불법 웹툰을 발견하면 해당 이미지에서 최초 유출자 계정을 찾아내 차단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전담인력을 배치해 SNS 등에 유포된 불법 웹툰을 찾아 삭제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웹툰 시장의 추정 규모는 1조 5660억원. 같은 시기 웹툰 불법유통 시장의 추정 규모는 8427억원으로, 이는 합법 웹툰 시장 규모의 53.81%에 달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21년 웹툰 시장의 추정 규모는 1조 5660억원. 같은 시기 웹툰 불법유통 시장의 추정 규모는 8427억원으로, 이는 합법 웹툰 시장 규모의 53.81%에 달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 및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웹툰 = 저작권법상 보호대상

사실, 웹툰은 저작권법상 미술저작물에 해당해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다.


저작권법 제4조(저작물의 예시 등)

①이 법에서 말하는 저작물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소설ㆍ시ㆍ논문ㆍ강연ㆍ연설ㆍ각본 그 밖의 어문저작물

2. 음악저작물

3. 연극 및 무용ㆍ무언극 그 밖의 연극저작물

4. 회화ㆍ서예ㆍ조각ㆍ판화ㆍ공예ㆍ응용미술저작물 그 밖의 미술저작물

5. 건축물ㆍ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

6. 사진저작물(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작된 것을 포함한다)

7. 영상저작물

8. 지도ㆍ도표ㆍ설계도ㆍ약도ㆍ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

9.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이러한 저작물의 주인인 저작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물을 복제하고(제16조), 게시할 권리(제18조) 등을 가진다. 따라서 저작자도 아니면서 허락 없이 웹툰을 복제하는 등의 행위는 법 위반에 해당해 처벌된다(제136조).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근거다.


그런데, 이런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 등은 처벌되지만 이를 이용한 사람들은 처벌이 되지 않는다는 다소 모순적인 이야기가 있다. '불법'을 이용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게 사실인지, 어떤 이유인지 등을 불법 웹툰과 관련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알아봤다.


Q. 불법 웹툰 봤는데 처벌 될까요?

특정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으려면,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단순히 불법 웹툰을 시청만 한 경우는 관련 규정이 없어,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윤법률사무소의 한동하 변호사는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복제, 게시, 배포, 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을 처벌한다"며 "원칙적으로 단순 시청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법인 청출의 엄상윤 변호사도 "불법 웹툰은 주로 사이트 운영자나 게시자 위주로 처벌이 이뤄진다"며 "그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가입한 뒤 이를 본 이용자의 경우엔 법적으로 문제 삼기 쉽지 않다"고 했다.


법률 자문
'한윤 법률사무소'의 한동하 변호사, '법무법인 청출'의 엄상윤 변호사. /로톡DB
'한윤 법률사무소'의 한동하 변호사, '법무법인 청출'의 엄상윤 변호사. /로톡DB


Q. 청소년 등이 주인공인 야한 내용의 불법 웹툰 봤다면?

변호사들은 아동·청소년 캐릭터가 성적 행위 등을 하는 내용의 불법 웹툰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일명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필름·비디오물·컴퓨터 또는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라고 규정한다(제2조). 그리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라는 점을 알면서 시청 등을 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1조 제5항).


단순히 법 조항만 보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종류에 '웹툰'은 포함돼 있지 않기에 문제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웹툰은 처벌 안 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었다. 만화 스캔본 등을 아동성착취물로 본 판례 때문이었다.


만화책 스캔본 등으로 아청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처벌된 사례

해당 사건은 회사원 A씨가 일본 만화책을 스캔한 이미지 파일을 구한 뒤, 우리말로 번역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아청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A씨는 종이 만화책은 아청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며, 만화 스캔본은 가상 창작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1심 법원은 가상 창작물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했다. 근거는 과거 아청법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로 한정했다가,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확대한 점이었다. 이와 같이 법이 개정된 이유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들이 범행 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장기간 시청 또는 다수 소지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런 성착취물에 노출되는 것은 잠재적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불씨가 될 거란 이유에서였다.


이에 비춰보면, 당시 입법 취지는 가상의 창작물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규제한다는 것이며 결국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가상 창작물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1심 판단이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가상 창작물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될 수 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대법원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가상 창작물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될 수 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대법원


2심 법원 역시 "종이책을 스캔해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한 화상의 형태로 변환한 것도 아청법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상·영상 등 디지털 매체는 불특정 다수의 무한복제와 무단배포에 따른 파급력 차이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결국 A씨의 아청법 위반 등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엄상윤 변호사는 "당시 법원은 컴퓨터 등을 통해 화상으로 볼 수 있고, 파일화되어 유포할 수 있는 것들은 아청법의 판단 대상으로 본 것 같다"며 "이 논리에 비춰보면, 웹툰도 화상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니 그 내용에 따라 아청법 적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건화가 되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는 이미지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동하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한 변호사는 "위 판례에 따르면, 웹툰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어 이를 시청한 경우 아청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Q. 청소년 등이 주인공인 야한 내용의 웹툰을 다운받았는데, 아청법으로 처벌되나요?

만약 저장한 불법 웹툰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로 판단된다면 아청법상 소지죄가 될 수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죄의 법정형은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징역이다(제11조 제5항).


실제로 아동과 성인 캐릭터의 성적 행위를 표현한 만화 이미지 800건 이상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아청법으로 처벌된 사례가 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8단독 백승준 판사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행위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고 지적하며 유죄로 판단했다.


만화 이미지 800건 이상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아청법상 소지죄로 처벌된 경우도 있다. /대법원
만화 이미지 800건 이상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아청법상 소지죄로 처벌된 경우도 있다. /대법원


그러면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다른 성범죄를 유발한다"며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위 A씨의 만화 스캔본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우려했던 것과 같은 취지다. 이에 당시 피고인 B씨는 영상 등 다른 형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것과 불법 촬영 혐의까지 더해 지난 2021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갖고 있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양이 많았지만 상당수가 이미지이고,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이라는 점 등도 고려됐다.


Q. 불법 웹툰 캡처해서 친구들한테 보여줬어요, 문제가 될까요?

이와 관련해 한동하 변호사는 "저장한 웹툰을 사진 등으로 공유하는 것도 복제가 전제돼 있기 때문에 처벌될 수 있다"며 "처벌 수위는 복제나 유포한 양, 횟수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벌금형이 예상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민사 책임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한동하 변호사는 "불법 웹툰 이미지를 온라인에 올리는 등 유포할 경우, 웹툰 작가 등 저작권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질 수 있다"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저작물을 이용했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불법 웹툰 시청 제재 위한 법률안 개정 등 검토 예정"

불법이지만 처벌은 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불법 웹툰 시청. 하지만 불법 웹툰 시장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도 필요해 보인다.


관련 기관에서는 불법 웹툰 시청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로톡뉴스는 한국저작권보호원(보호원)으로부터 그 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보호원은 저작권 보호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고 사업 등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우선 보호원은 "불법 웹툰 시청을 K-웹툰 산업 발전에 큰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며, 시청(이용)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웹툰 시청은 범죄행위로 볼 수 있다"며 "불법 웹툰 시청을 제재하기 위한 법률안 개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백 상태였던 불법 웹툰 시청에 대한 법률안 개정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보호원 측은 불법 웹툰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심의를 거쳐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에게 삭제 권고 등의 행정조치를 한다. 보호원은 필요한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보다도 불법 웹툰 시청에 대한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호원은 "불법 웹툰 시청을 근절하기 위해선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웹툰의 경우 지난해 웹툰 작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저작권 보호 웹툰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으로 올해도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불법이지만 처벌은 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불법 웹툰 시청. 하지만 불법 웹툰 시장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웹툰산업협회 캡처
불법이지만 처벌은 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불법 웹툰 시청. 하지만 불법 웹툰 시장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용자에 대한 제재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웹툰산업협회 캡처


변호사들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엄상윤 변호사는 "불법 웹툰을 많이 이용하게 되면 정당하게 저작권 보호를 할 수 없고, 창작 활동이 소극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며 "결국 콘텐츠가 생산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며 저작권 인식 강화와 보호를 강조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네이버 로톡뉴스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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