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때려서 나도 때렸다"는 '학대' 어린이집 교사의 의견서를 본 변호사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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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때려서 나도 때렸다"는 '학대' 어린이집 교사의 의견서를 본 변호사의 반응

2020. 12. 23 18:2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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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 세 명 대상으로 총 42차례⋯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교사

학대의 이유를 아동 탓으로 돌려⋯"(아동이) 범죄를 유발한 측면 있다"

이를 본 변호사들의 반응 "선처할 최소한의 이유조차 없어지게 만드는 주장"

울산의 한 어린이집 교사였던 A씨는 원생 세 명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어린이집 교사가 재판부에 "아이들이 범죄를 유발했다"는 주장을 담아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JTBC 캡처⋅그래픽 및 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범죄를 어느 정도 유발한 측면이 있다."


한 형사 피고인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 말이다. 자신이 범행을 저지른 건 피해자 때문이라는 취지. 범행을 반성하기보다는 정당화하는 태도였다. 그런데 황당한 건 범죄를 유발했다는 그 피해자는 고작 만 세 살인 아이였다.


울산의 한 어린이집 교사였던 A씨는 원생 세 명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밝혀진 학대 횟수만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간 총 42차례.


언론에 공개된 CC(폐쇄회로)TV를 보면 A씨는 B군의 양손을 잡고 강제로 손뼉을 치게 하거나 세차게 뺨을 때리기를 반복했다. 장난감 공을 B군의 머리에 여러 차례 던지고 주변에 물건을 던져 위협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이 모든 게 B군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아이들을 때리고 심지어 선생님인 자신도 때렸기에, 훈육 차원에서 한 행동이었다는 것. 한 마디로 아이가 때렸으니 선생님도 때린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피고인은 선처를 받기 위해서라도 "잘못했다"는 반성문을 내기 마련이다. 그와 정반대의 의견을 제출한 A씨. 이에 대해 법무법인 지향의 김영주 변호사는 "선처해 줄 최소한의 이유조차 없어지게 만드는 주장"이라고 했다.


의견서의 역할⋯재판부가 피고인의 반성 여부 등 파악하는 자료

변호사들이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의견서의 역할 때문이다. 의견서는 말 그대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을 담아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다. 재판부는 판결할 때 이 의견서를 보고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판단한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지향'의 김영주 변호사, '율봄 법률사무소'의 진선우 변호사, '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 /로톡DB


율봄 법률사무소의 진선우 변호사는 "의견서는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 대한 입장과 양형 참작에 필요한 사정을 정리해 제출하는 서류"라며 "반성의 의미로 제출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를 보고 담당 재판부가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감형' 사유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김영주 변호사도 "재판부에서 사건의 경위, 피고인의 반성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한다"고 했다.


다만, "이런 의견서로 특별히 선처되거나 재판부가 공감대를 갖긴 어려워 보인다"며 "어떤 의도로 제출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오히려 A씨는 자기 발등을 찍는 주장을 한 셈이라고 했다. '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 또한 "불리한 심증을 초래하는 주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동학대 반성하는 사람에게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주장"

그런데 A씨는 이 의견서에서 피해 아동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어린 아동을 교육해야 할 교사임을 감안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이를 본 변호사들은 이 의견서가 A씨에게 불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주 변호사는 "교사는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아동이 학대를 유발했다는 A씨 주장은 아동의 행동에 따라 학대를 해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를 반성하는 사람에게서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주장"이라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박세훈 변호사도 "(CCTV상으로 봤을 때) A씨는 이미 훈육 차원을 넘어선 정도의 유형력 행사를 했고 학대의 성립이 명백한 상황이었다"며 "피해 아동이 스스로 학대를 유발했다거나 교사를 때려서 그에 대한 대응으로 학대를 한 것이라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될 수 없다"고 했다.


진선우 변호사도 "피해 아동 B군은 자기가 한 행동의 의미나 그 결과를 정상적으로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유아"라며 "그런 B군의 행동에 대한 A씨의 주장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B군처럼 아직 '옳다', '그르다' 등 합리적인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없는 아동을 상대로 한 A씨의 주장은 정당화할 수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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