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사고 후 현장 이탈하려다 붙잡힌 운전자…항소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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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사고 후 현장 이탈하려다 붙잡힌 운전자…항소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2026. 06. 24 11:3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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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벌금형에서 항소심 징역형 집행유예로 형량 가중

도주치상 혐의는 1·2심 모두 처벌 규정 부재 등으로 무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음주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뒤 현장을 걸어서 이탈하려 한 운전자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선고됐으나, 음주운전 형량은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가중됐다.


만취 상태로 추돌 사고…피해자에게 붙잡혀 현장 복귀

피고인 A씨는 2024년 2월 21일 오전 3시 21분경 혈중알코올농도 0.139%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했다.


A씨는 파주시의 한 아파트 앞 도로를 직진하다 전방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피해자 B씨의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사고 직후 차에서 내린 A씨는 B씨와 대화를 나누었으나, 약 3분 뒤 도로를 건너 인도를 걷다가 인근 아파트 단지 안으로 진입하려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 거리를 둔 채 A씨의 지인과 전화를 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B씨는 그를 뒤따라가 사고 장소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A씨를 붙잡았다.


이후 A씨는 다시 사고 현장으로 돌아와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에 응하고 자동차보험사에 연락해 사고 처리를 진행했다.


1심 "도주 인정 어려워"…음주운전만 벌금형

검찰은 A씨가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며 도주치상 혐의 등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24년 10월 2일, A씨의 도주치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음주운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걸어서 이동해 피해자의 시야를 벗어나지 않았고, 다시 돌아와 음주측정 등에 응한 점을 종합할 때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소정의 '도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도주 미수는 처벌 규정 없어"…음주운전은 형량 가중

검사와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2025년 9월 18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인 음주운전 혐의를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1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아무런 말 없이 걷기 시작한 점에 비추어 도주하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서도, 피해자에게 붙잡힌 뒤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하면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고인이 도주의 범의로 사고현장을 이탈하려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여 미수에 그친 것이라 보더라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그 미수범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이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음주운전 형량에 대해서는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형을 높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하고,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등 피고인이 야기한 도로교통상의 위험 역시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1심의 벌금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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