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경심 '11개 혐의'로 영장⋯그 중 '증거인멸' 눈여겨봐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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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경심 '11개 혐의'로 영장⋯그 중 '증거인멸' 눈여겨봐야 할 이유

2019. 10. 21 19:3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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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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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혐의⋯ 증거인멸죄는 쪼개서 '증거은닉교사⋅증거위조교사'로 구속 영장 청구

'쪼개기 전술'로 삼성 수사에서 재미 본 검찰⋯ '조국 가족' 수사에도 적용?

[검찰, 정경심 동양대 교수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청구서에는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과 서울대·공주대의 허위 인턴증명서를 활용해 자녀 입시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 등 11가지 범죄 혐의가 적시됐다. /연합뉴스

검찰이 21일 조국 전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모두 11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이중 증거은닉 교사와 증거위조 교사가 들어있었다. 증거를 숨기도록 시키고 위조하도록 교사(敎唆)한 혐의다.


두 혐의는 모두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 형법 155조 ‘증거인멸죄’는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은 이 조항을 세세히 쪼개 은닉한 죄와 위조한 죄를 따로 적용했다.


법을 잘게 나누어 적용하는 일종의 ‘살라미(얇게 썰어 조금씩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전법’이다.

“쪼개고 또 쪼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서 재미 본 검찰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 수사에서도 증거인멸죄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검찰은 증거인멸과 증거인멸 교사죄⋅증거은닉 교사죄를 적용해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했다. 당초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큰 성과였다. 수사 본류라 할 수 있는 분식회계로는 아직 누구도 구속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볼 때 더 그렇다.


증거를 없앤 사람은 ‘증거인멸죄’로 구속하고, 그걸 지시한 상관은 ‘증거인멸 교사죄'로 잡아 넣었다. 없애지 말고 숨기라고 한 사람은 ‘증거은닉 교사죄'를 적용해 구속했다. 법률을 최대한 쪼개서 창의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빨간불']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12월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회계부서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변호사들은 “검찰이 관련자를 어떻게든 구속시키기 위해 편법을 쓴다"고 비판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은 사법절차를 방해한 중대한 범죄"라는 이유에서 구속 영장을 대거 발부했다.


검찰의 이런 접근법은 과거에 없던 새 전술이다. 과거 증거인멸은 ‘구속심사의 한 요소’로 포괄적으로 제시됐었다. 하지만 최근엔 하나의 범죄 혐의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다.

증거인멸죄, 혐의 입증 간단하지만 중요한 구속 사유로 뽑혀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 세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① 검찰이 제시한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됐는지 ② 피의자가 도주 우려가 없는지 ③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지다. 그 중에서도 증거인멸은 대표적인 구속 사유로 꼽힌다. “풀어주면 증거를 인멸할 테니 법원이 막아달라"는 논리에서다.


이런 점에서 검찰이 증거인멸죄를 별도 혐의로 수사하는 건 일석이조다. 증거인멸죄라는 별도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동시에 한 가지 구속 사유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의 투자 자문 역할을 한 한국투자증권 PB(프라이빗 뱅커) 김모씨는 자신의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전반적으로 시인하고 있다. 정 교수가 연구실 PC를 반출할 때 도운 사실도 CCTV 영상 등을 통해 물증이 확보됐고, 조 전 장관 부부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있는 PC 하드 드라이브 교체에도 동원됐다는 사실도 탄탄하다.


그렇다면 그런 일을 시킨 정 교수의 교사범 혐의 입증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모펀드를 이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려면 논문 수십 편으로도 부족하지만, 증거인멸죄는 ‘증거 인멸을 했느냐 안했느냐'만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검찰은 정 교수의 신병을 확실히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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