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대표 징역 15년…유족 "사망자 1명당 1년도 안돼" 분통
아리셀 대표 징역 15년…유족 "사망자 1명당 1년도 안돼" 분통
법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대부분 혐의 인정
유족 측 "최소 30년 예상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 모습. /연합뉴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의 책임자에게 법원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사망자 한 명당 1년도 안 되는 죗값"이라며 너무 가벼운 형벌이라고 반발했다. 재판 과정에서 사측이 책임을 고인에게 떠넘기려 한 정황과, 선고 이후에도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희생자인 고(故) 김병철 아리셀 연구소장의 아내 최현주 씨는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 씨는 "검찰이 최고 형량을 구형해 40년까지도 생각했고, 최소 30년은 선고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사망자 한 명당 1년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쉬운 결과"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법원, 사측의 '책임 전가' 안 받아들여
재판부는 아리셀 박순관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주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화재 원인에 대해 사측의 원인 불명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군납품 기일에 쫓겨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대거 투입해 정해진 과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배터리 '내부 단락(쇼트)'이 발생하며 열폭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재판 내내 책임을 회피하려던 사측의 시도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최현주 씨에 따르면, 사측은 재판 과정에서 화재 원인을 고 김병철 소장에게 돌리려는 주장을 폈다.
사측은 김 소장이 화재 발생 전 "미세 발열이 나는 제품은 2~3일 두면 괜찮아진다"고 보낸 이메일을 근거로 들었다. 최 씨는 "정상적인 화학 반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세 발열을 설명한 것인데, 사측은 '미세'라는 단어를 빼고 '김병철이 발열은 괜찮다고 했다'며 발열 검사를 생략한 책임을 남편에게 전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과 먼저" 요구에 "도장부터"…2차 가해성 발언으로 변호인 피소
사고 이후 사측의 대응 역시 유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최 씨는 "제대로 된 교섭은 한 번도 없었고, 개별적으로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합의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최 씨가 사측 대리인에게 "진정한 사과가 먼저"라고 요구하자, "합의서에 도장을 먼저 찍어주면 사과를 전달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심지어 사측 변호인은 외부 세미나에서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지난 7월 한 세미나에서 사측 대리인이 사고 현장 37초짜리 영상을 띄워놓고 남편과 다른 희생자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쳤다"며 "'이분들이 37초 동안 도망가라고 했다면 사람들이 죽었겠냐'며 제 역할을 못 한 것처럼 말했다"고 밝혔다. 현재 최 씨는 해당 변호인을 고소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