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30돈 들고 택시 탄 75세 수녀...기사의 '직감'이 피싱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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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130돈 들고 택시 탄 75세 수녀...기사의 '직감'이 피싱 막았다

2025. 09. 04 17:06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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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칭 "범죄 연루됐으니 금으로 바꿔라" 지시

통화 내용 들은 기사 "딸이라는데 남자 목소리" 112 신고

보이스피싱에 속아 금 130돈을 들고 택시에 오른 70대 수녀, 기사의 기지 덕분에 재산을 지켰다. /셔터스톡

평생 모은 전 재산 1억이 보이스피싱 조직 손에 넘어갈 뻔한 아찔한 순간, 한 택시 기사의 예리한 촉이 모든 것을 막았다. 금감원 사칭 사기단의 말에 속아 1억 원어치 금 130돈을 들고 택시에 탔던 70대 수녀가 시민의 기지 덕분에 재산을 지켰다.


사건은 지난 3일 전남 영광의 한 수녀원에서 시작됐다. 자신을 금융감독원 관계자라고 밝힌 사기 조직원은 수녀 A씨(75)에게 전화를 걸어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니 돈을 모두 인출해 금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A씨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곧장 은행으로 가 평생 모은 1억을 모두 찾아 인근 금은방에서 금 130돈을 구입했다. 사기 조직원이 다음 행선지로 지목한 곳은 광주 북구의 한 숙박업소였다.


“딸과 통화한다면서…목소리는 걸쭉한 남자?” 기사의 촉

금덩이를 품에 안고 택시에 오른 A씨는 조직원과 계속 통화를 이어갔다. A씨는 상대방을 여러 차례 '딸'이라고 불렀지만, 택시 기사의 귀에는 수화기 너머로 걸쭉한 남성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기사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승객이 딸과 통화한다는데, 아무리 들어도 딸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며 112에 즉시 신고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휘된 시민의 기지였다.


셀프 감금 직전, 1시간의 설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숙박업소 앞에서 A씨를 발견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조직의 말에 완전히 세뇌된 상태였다. A씨는 “연락이 올 때까지 숙박업소에서 지내야 한다”며 경찰의 도움마저 거부했다.


경찰은 A씨를 지구대로 동행해 한 시간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했다. '전형적인 범죄 수법'이라는 설명이 반복되자, A씨는 마침내 자신이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용복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장은 “조직원과 장시간 통화하며 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칫 숙박업소에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나오지 않는 셀프 감금 상태에 놓일 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A씨를 택시에 태워 수녀원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켰고, 택시 기사로부터 무사 도착 확인까지 마쳤다. 경찰은 택시 기사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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