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랑해” 말하며 어깨 안마한 마을회장…법원 “추행 아냐”
[단독] “사랑해” 말하며 어깨 안마한 마을회장…법원 “추행 아냐”
마을회장 '강제추행' 혐의, 유일 증거마저 믿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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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강원 양구군의 한 마을회에서 총무 및 노인회장을 역임한 A씨가 마을 부녀회장이었던 C씨를 강제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춘천지방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였던 공소사실 1항에 대해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으며, 공소사실 2항의 행위는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친 강제추행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능력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다른 객관적 증거와 목격자 진술에 배치되고 일관성을 잃은 점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두 번의 추행 혐의: "사랑해" 외침과 어깨 안마, 법원의 판단은?
공소사실 제1항은 A씨가 2022년 12월 28일 오후 2시경 마을회관 보조주방에서 일하던 C씨의 뒤로 다가가 양팔로 목을 감아 껴안고 오른쪽 볼에 두 차례 입을 맞추며 "D 엄마 사랑해, 사랑해"라고 말하며 강제 추행했다는 내용이다.
피해자 C씨는 피고인이 추행 후 자신의 항의에 뒷문으로 도망갔다고 진술했으나, 법원은 해당 뒷문의 높이 차와 당시 쌓여 미끄러운 눈 때문에 고령의 A씨가 도망치듯 나갔다는 진술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으로 피해자가 지목한 목격자 E씨와 G씨의 진술 역시 피해자의 주장과 달랐다.
E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으며, G씨는 피해자가 들었다는 '참으라'는 말은 사건 당일이 아닌 2024년에 들은 것이라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또한, 피고인 A씨의 휴대폰 위치 기록 역시 해당 일시에 마을회관에 있었다는 증거로 볼 수 없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제1항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고생하네" VS "사랑해", 진술 번복이 무죄의 결정타
공소사실 제2항은 A씨가 2023년 12월 29일 오전 11시 30분경 마을회관 주방에서 설거지하던 C씨의 뒤로 다가가 양손으로 어깨를 수회 주무르며 "고생하네, 고생 해, 시원해?"라고 말하고 자신의 얼굴을 피해자의 볼에 가져다 대는 행동을 하여 추행했다는 혐의다.
A씨는 어깨 안마 사실은 인정했지만, 해당 발언과 신체 접촉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 C씨는 피고인의 발언에 대해 수사기관에서는 "고생하네, 고생 해, 시원해?"라고 진술했으나, 법정에서는 "D 엄마. 사랑해, 사랑해"라고 진술하며 핵심 발언 내용을 현저히 번복했다.
나아가, 피해자는 소리를 질러 사람들이 왔다고 했으나, 당시 대동회에 참석했던 E씨와 G씨는 소동을 들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로 지목된 F씨의 진술 또한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성을 잃었으며, 모두 피고인과 경쟁 관계에 있었거나 피해자와 친분이 두터운 이들이라는 점도 객관적인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고 봤다.
추행 여부 판단 기준은? "어깨 안마는 성적 수치심 일으키는 행위 아냐"
결과적으로 법원이 인정한 사실은 'A씨가 C씨의 어깨를 안마했다는 사실' 뿐이었다. 재판부는 이 행위가 형법상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여야 한다.
재판부는 A씨의 어깨 안마 행위는 성적 민감도가 높은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마을 대동회 봉사활동 중인 피해자에게 신임 마을회장이 어깨 안마를 해준 상황에 비추어 볼 때, A씨에게 피해자를 추행할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당시 주방과 거실 사이 문이 열려있고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었던 상황도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배경이 됐다.
춘천지방법원 신동일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제1항 및 제2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