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서 연인 28번 찔러 살해한 의대생, ‘시신 훼손’까지 인정되면 처벌 더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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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서 연인 28번 찔러 살해한 의대생, ‘시신 훼손’까지 인정되면 처벌 더해질까

2025. 07. 08 16:0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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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30년형에도 "가벼운 처벌" 분노한 유족

사체손괴 혐의로 가해자 경찰에 고소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의대생 최모 씨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동맥 살인", "목의 구조"


2024년 5월 6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향하는 버스 안. 20대 의대생 최씨는 연인 옆에 앉아 살인 방법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의 가방에는 대형마트에서 방금 구입한 회칼 두 개와 청테이프가 들어있었다.


53일의 계산된 사랑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이었다. 2024년 2월 SNS로 다시 연결된 후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교제 시작 53일 만인 4월 16일 양가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피해자는 유학을 준비 중이었고, 집안은 상당한 재력을 갖춘 상태였다. 최씨의 계산은 치밀했다. 유학 전 혼인신고를 해야 법적 상속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부모는 분노했다. 혼인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헤어질 것을 요구했고, 특히 "소장을 학교로 보내겠다"는 말에 최씨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얼굴과 목을 25번 찔렀다

범행 당일, 최씨는 평소 데이트 장소였던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피해자를 불러냈다. 피해자가 휴대폰을 보는 무방비한 순간을 노려 첫 공격을 가했다.


부검 결과는 참혹했다. 총 28곳의 흉기 상흔, 그중 목과 얼굴 부위에만 25개의 자상이 집중되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첫 공격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피해자에게 옷을 갈아입은 후 다시 다가가 목과 얼굴, 눈 부위를 재차 찌른 잔혹함이었다.


범행 후 최씨는 옥상에서 투신했지만 구조됐다. 구조 당시 불과 5미터 옆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의 존재는 알리지 않았다. 경찰서에서는 자신의 약이 든 가방만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1심 vs 2심, 엇갈린 판단

검찰은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최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투신 등 자살 시도를 여러 차례 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정반대로 판단했다. "자살 시도를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결국 징역 30년에 보호관찰 5년을 추가로 명령했다.


유족 "왜 사체훼손 혐의는 빠졌냐"

유족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고유정, 정유정 등 다른 강력사건 가해자들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사례를 들며 30년도 터무니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두 가지 법리적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재판부가 이 사건을 '보통 동기 살인'으로 판단한 점이다. 유족 측은 혼인무효 소송으로 치부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피해자를 제거하려 한 만큼 '비난 동기 살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큰 문제는 기소 단계에서 빠진 '사체손괴' 혐의다. 부검의들도 사체훼손이 심하다고 지적했고, 검찰 스스로 1심에서 "사체 손괴까지 했다"고 언급했지만 공소장에 혐의를 추가하지 않았다.

20일 서울 강남역 의대생 살인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서초경찰서 앞에서 최씨의 범행을 재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유족, 직접 나서 사체훼손 고소

유족 측은 "국가기관이 분풀이하듯 한 행위를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며 직접 최씨를 사체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현재 살인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어 이 재판에 사체손괴 혐의를 추가하기는 절차상 어렵다.


송주희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해 "사체손괴 혐의로 추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반인륜성과 잔혹성을 다시 한번 법적으로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가석방 심사 등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것을 넘어 그 존엄성까지 짓밟은 이 사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았지만, 사체훼손 혐의에 대한 별도 재판이 이 사건의 진정한 죄질을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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