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도 스티브 유처럼 입국 금지해라"…법적으로 가능할까?
"빅토르 안도 스티브 유처럼 입국 금지해라"…법적으로 가능할까?
빅토르 안, 베이징올림픽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 전해지자
"입국 금지시켜라" 여론⋯출입국관리법상 8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면 가능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였던 빅토르 안이 계약 만료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입국을 금지시켜라"는 여론이 거세다.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스티브 유처럼 입국 금지해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였던 빅토르 안(37⋅한국명 안현수). 그가 계약 만료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입국을 금지시켜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법적으로 그의 입국 금지 조치는 가능한 걸까.
빅토르 안은 지난 2011년 4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소식이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여론은 그에게 우호적이었다. 그가 귀화를 결정한 배경에 파벌 논란, 승부 담합 등 빙상계의 고질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비판이 빙상연맹에 쏠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빅토르 안이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합류하면서다. 특히 쇼트트랙 경기에서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이 잇따라 문제 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당시 빅토르 안이 경기 직후 중국 선수와 환호한 모습도 이런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빅토르 안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할 수 있을까. 입국 금지는 출입국관리법(제11조)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할 때 가능하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입국의 금지 등)
① 감염병 환자, 마약류 중독자 등 공중위생에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② 총포⋅도검⋅화약류 등을 위법하게 가지고 입국하려는 사람
③ 대한민국의 이익⋅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④ 경제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⑤ 사리 분별력이 없고, 국내에서 체류 활동을 보조할 사람이 없는 정신장애인 등
⑥ 강제 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⑦ 일제강점기 기간에 일본 정부 등의 지시를 받거나, 연계해 사람을 학살⋅ 학대하는 일에 관여한 사람
⑧ 위와 같은 규정에 준하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입국이 정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사람
해당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면,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 2002년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대신 미국 시민권을 받아 귀화해 당시 병역기피 의혹이 일었다. 결국 법무부는 위 조항(③)을 이유로 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다만, '빅토르 안'의 경우는 여론이 좋지 않긴 하지만 입국금지 조치까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초동의 A변호사는 "빅토르 안을 공중위생에 위해를 끼칠 만한 사람이거나, 국익에 반하는 인물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입국 금지 조치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국가와 밀접히 연관된 조치이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하게 된다"며 "국내에서 '여론이 안 좋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시키면, 역으로 해외에서도 '여론이 안 좋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국민을 입국 금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쉽게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B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스티브 유의 경우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할 경우 국군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병역의무 의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입국 금지 조치가 나온 것"이라며 "빅토르 안의 입국이 이러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입국 금지는 어렵다"고 봤다.
한편 자신에 대한 여론에 대해 빅토르 안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서 "어떤 비난이나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지금 처한 모든 상황은 과거의 선택이나 잘못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은 삼가 달라"고 글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