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으로 재산 늘렸어도 신고만 제대로 했다면 문제없다? 양정숙 사례로 본 선거법 '허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차명으로 재산 늘렸어도 신고만 제대로 했다면 문제없다? 양정숙 사례로 본 선거법 '허점'

2020. 04. 29 19:00 작성2020. 05. 04 11:30 수정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양정숙 당선인, 4년 만에 43억원 늘어난 92억 신고⋯동생 명의로 차명재산 조성한 혐의

벌금형만 나와도 당선무효 되는 '공직선거법 250조' 적용 어려운 이유는?

"신고만 제대로 했다면 문제없다"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국회의원 하는 데 지장 없을 듯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양정숙 당선자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시민당은 "양 당선자가 공천심사 당시 재산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며 자진 사퇴를 권고했지만, 양 당선자가 거부했다.


시민당은 당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조치까지 단행했지만, 양 당선자는 무소속 신분으로 버틸 모양새다. 이에 시민당은 "고발하겠다"며 대응 수위를 한층 올렸다. 이로써 양 당선자의 '거짓말' 의혹은 결국 법정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당은 자체 조사 결과 재산 신고 누락 혐의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정숙 당선인이 당선무효가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도 '공직선거법'으로 처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인 걸까.


총액만 맞게 신고하면, 어떻게 재산 형성했는지는 관심 없는 선거법

이는 공직선거법의 공백 탓이다. 우리 선거법은 후보자가 재산을 신고할 때 누락할 경우 엄벌에 처하지만, 신고만 하면 그 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별도로 처벌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위법한 방식으로 재산을 늘렸어도 신고만 총액에 맞춰 제대로 했다면 선거법으로는 처벌받지 않는 셈이다.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에서 선거법을 적용할지, 아닌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선거법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만 선고되도 당선이 무효가 되지만, 다른 법으로 당선무효가 되려면 금고 이상의 형이 나와야 한다. 선거법에 비하자면 당선무효가 될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이다.


43억원 규모의 '차명재산' 조성 혐의, 사실이어도 국회의원 하는 데 문제없어

더불어시민당이 양정숙 당선인을 제명하기로 했다. /더불어시민당 홈페이지 캡처
더불어시민당이 양정숙 당선인을 제명하기로 했다. /더불어시민당 홈페이지 캡처

양 당선자가 받고 있는 의혹의 핵심은 '재산 증식이 자기 명의로 이뤄졌는지'다. 그는 이번 21대 총선 공천심사를 받으며 재산으로 92억원을 신고했다. 그런데 4년 전 20대 총선 당시 심사를 받을 때는 재산이 49억원이라고 했다. 불과 4년 사이 43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 부동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양 당선자 동생들 명의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당 등에 따르면 양 당선자는 과거 남동생 명의로 서울 송파구⋅강남구의 부동산을 샀고, 여동생 명의로는 용산 고급 오피스텔을 샀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다.


하지만 이 혐의에 대한 대법원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2년이 필요하다. 선거법과 관련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도록 하는 법령이 있지만,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은 그런 신속 재판 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양 당선자가 2년 이상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내다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