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갑질 논란을 보는 변호사의 시선 "공무원은 태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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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갑질 논란을 보는 변호사의 시선 "공무원은 태생적으로⋯"

2019. 10. 05 18:48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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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2차장⋯ 의전 실수한 외교관 무릎 꿇리고 질책

‘갑질’ 에도 김현종, 강요죄 및 공무원 강령·방지법으로 모두 처벌 불가

이장우 변호사 “국가공무원법 전반 개정 하지 않으면 개선 어려워”

브리핑하고 있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한-폴란드 정상회담에 자신이 배석하지 못한 사실을 두고 의전 담당 외교관을 무릎 꿇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

고압적인 업무 방식으로 논란을 빚어온 김현종(60)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당시 의전에 실수한 외교관을 스스로 무릎을 꿇게 만든 일이 알려지면서다. 전례 없는 사건으로 인해 외교부 안팎에선 “김 차장 질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공무원들이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법을 많이 다루는 이장우(37)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직무상 명령 복종’의 범위가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해석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와 서면 인터뷰를 나눴다.


Q. 김 차장의 ‘무릎 꿇리기’는 형법상 어떤 죄를 물을 수 있나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심리적인 폭력 등을 통해 법적 의무가 없는 일을 강요한 경우다. 김 차장이 해당 외교관에 공포심을 주어 무릎을 꿇게 하는 등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면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죄가 성립할 수 있다.”


Q. 그런데 무릎을 꿇은 외교관이 “부당하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던 건 없다”고 했다.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겠나

“해당 공무원이 저렇게 진술한 이상 현실적으로 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 죄의 성립과 처벌은 다른 문제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위와 같이 진술해버리면 수사기관에서도 처벌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법무법인 서울 이장우 변호사. /로톡DB


Q. 강요죄로 처벌이 힘들다면 ‘공무원 행동강령’이나 ‘윤리강령’ 등을 따르면 처벌되나

“두 강령 모두 김 차장의 ‘무릎 꿇리기’ 같은 ‘갑질’을 금지하고 있긴 하다. 범위가 다르긴 하지만 공무원의 성실의무나 품위유지의무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비하면 규정하고 있는 범위가 매우 좁다. 방지법이 뒷담화나 소문 퍼뜨리기 등 세세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강령 위반은 행동이 더 ‘과격해야’ 처벌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범위가 더 넓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처벌하면 되지 않느냐

“역시 어렵다. 방지법은 법령상 가해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 대응과 예방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기 때문이다. 형사 고소가 아니라 피해자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 대한 회사의 대처 의무를 밝힌 일종의 규정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근로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결국 김 차장의 처벌은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그렇다.”


Q. 애당초 공무원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방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긴 하다. 공무원은 우선적으로는 국가⋅지방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무원도 방지법에 따라 보호 받을 수 있다.”


Q.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동일한가

“1996년 대법원 판례가 있다. 공무원에게도 휴업수당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는 동시에 ‘원칙적으로 공무원도 사기업의 근로자와 동일하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Q. 법원이 공무원을 근로자로 보고 있는데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법적 이유는

“국가공무원법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공무원의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어떤 공무원도 이를 피하기 어렵다. 우선 ‘직무상 명령 복종’의 범위가 너무 넓게 해석된다. ‘직무의 수행’이 무엇인지에 대한 범위가 넓고, 그에 따른 ‘명령’의 범위 역시 광범위하기 때문에 명령을 받는 입장에서는 이를 판단할 수가 없다. 게다가 해당 명령을 어긴 공무원에겐 징계가 가능하므로 상관의 명령은 원칙적으로 어길 수 없고, 그게 ‘갑질’이라도 별반 도리가 없다.”


Q. 이유가 그렇다면 법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나

“공무원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공무원의 인권보호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 ‘직무상 명령 복종’과 관련한 국가공무원법 전반을 개정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Q. 개정에 관한 반대 의견도 있을 것 같다

“공무원 인권에 대한 개선은 태생적으로 어렵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국민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다. 또 한편으로는 만약 일선 공무원이 상관의 명령 등을 일일이 판단하여 거절하게 되면 국가공무 자체가 제대로 이행될 수 없다는 문제도 늘상 지적된다. 국민을 위한 행정 수행에는 상명하복 체계가 필수라는 뜻이다."


Q. 공직 사회 분위기 상의 어려움도 지적된다

“문제가 많다. 공직에서 상사의 갑질을 고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업무 일선에서는 9급 서기보를 ‘서라면 서고, 보라면 보고, 기라면 기어야 한다’고 우스개 소리로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승진이나 인사이동 등으로 대표되는 조직의 특성과 분위기가 총체적으로 공무원들을 갑질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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