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겸직 제한과 법무법인의 겸직허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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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겸직 제한과 법무법인의 겸직허가 문제

2021. 09. 17 10:56 작성2021. 10. 20 10:46 수정
정형근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kjung@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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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20. 7. 16. 2018헌바195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 등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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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성남시에 주사무소를 둔 법무법인이다. 청구인은 영리사업을 영위하고자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겸직허가를 신청하였다. 위 지방 변호사회는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은 개인 변호사의 겸직 허가의 근거 규정으로 법무법인에게는 준용되지 않으므로, 법무법인은 겸직허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반려'라 한다).


나. 청구인은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반려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2017구합70374), 소송 계속 중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 및 제57조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2018아3224).


다. 당해사건 법원은 2018. 3. 29. 법무법인에 대하여는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이 준용되지 않으므로 청구인에게 겸직허가를 신청할 법규상·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 각하 판결을 하고, 같은 날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 및 제57조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어서 그 위헌 여부가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하여 각하 결정을 하였다.


라. 청구인은 2018. 4. 3. 위 각하 결정을 송달받고, 2018. 4. 26.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 및 제57조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변호사법 제57조가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을 법무법인에게 준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된 것)

제57조(준용규정) 법무법인에 관하여는 제22조, 제27조, 제28조, 제28조의2, 제29조, 제29조의2, 제30조, 제31조 제1항, 제32조부터 제37조까지, 제39조 및 제10장을 준용한다.


[관련조항]

변호사법(2008. 3. 28. 법률 제8991호로 개정된 것)

제38조(겸직 제한) ②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허가 없이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법무법인ㆍ법무법인(유한) 또는 법무조합의 구성원이 되거나 소속 변호사가 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상업이나 그 밖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경영하거나 이를 경영하는 자의 사용인이 되는 것

2.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이사 또는 사용인이 되는 것

③ 변호사가 휴업한 경우에는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법무법인의 겸직·겸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변호사 개인과 법무법인은 법률사무를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데, 변호사 개인에 대하여는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에서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 겸직·겸업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법무법인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헌법재판소의 판시사항과 결정요지

법무법인에 대하여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을 준용하지 않고 있는 변호사법 제57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법무법인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심판대상조항은 자연인인 변호사의 영리행위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겸직할 수 있도록 한 변호사법 제38조 제2항을 법무법인에 대하여 준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법무법인이 변호사 직무에 속하는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법무법인이 변호사 직무와 구분되는 영리행위는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법무법인이 단순한 영리추구 기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고, 또한 법무법인이 변호사 직무와 영리행위를 함께 수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양자의 혼입(混入)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법무법인이 영리기업으로 변질될지 여부를 영리행위 겸업 허가 당시에 심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점, 법무법인이 영리기업으로 변질됨에 따라 변호사 직무의 일반적 신뢰 저하나 법률소비자의 불측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정도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점, 현행 변호사법 규정으로는 영리추구 기업으로 변질된 법무법인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ㆍ제재가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법무법인이 변호사회 등의 허가를 받아 영리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심판대상조항과 동등한 수준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법무법인이 영리행위를 겸업할 경우에는 변호사와 달리 ‘법무법인’의 명칭 사용이 불가피하여 영리행위와 변호사 직무의 구분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고,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들은 자신에 대한 겸직허가를 받아 영리행위를 하거나 영리법인을 설립할 수 있으므로,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의 기본권실현에 특별한 지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법무법인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5. 헌법재판소 결정의 구체적 검토

가. 변호사법상 겸직 제한의 연혁

변호사의 겸직 제한은 변호사가 본래의 직무가 아닌 다른 일에 종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제한은 1948년 변호사법을 최초로 제정할 때부터 존재하였다. 그때는 변호사 자격만으로 살아가는데 지장이 전혀 없던 시절이어서였는지, 변호사 본업 외의 일을 하는 것은 극도로 제한을 하였다. 변호사가 항상 근무를 해야 하는 공무원이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기에 겸직을 제한하였다. 변호사가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관공서로 출근하는 겸직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겸직 제한을 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변호사가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 상업이나 영리목적의 업무를 행하도록 하였다. 변호사가 별도의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서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이런 겸직 제한은 변호사 직무만으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던 시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해마다 배출되는 많은 변호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오늘날 이 겸직 제한은 매우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현행 변호사법상 겸직 제한 규정은 일본의 변호사 조문을 참고하여 입법화하였다. 1948년 변호사법을 제정한 지 7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도 동일한 조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겸직 제한 규정의 모태가 되었던 일본 변호사법의 겸직 제한 조항은 지난 2003년에 대대적인 개정을 하였다. 이런 외국의 입법례라도 참고하여 우리도 현실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


나. 겸직 제한의 대상

겸직 제한은 개업한 변호사에게만 적용된다.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은 변호사법상 겸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법무법인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겸직 제한은 절대적 겸직 금지와 허가를 받으면 제한이 해제되는 상대적 겸직 제한으로 나눌 수 있다. 변호사의 겸직은 자신의 능력을 확대 발전시키는 역할과 함께 수임활동의 일환이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상시 근무가 필요한) 보수를 받는 공무원의 겸직을 금지한다. 반면, 변호사는 상시 근무가 필요 없는 공무원이 자유롭게 될 수 있다. 공무원 겸직 금지는 변호사가 공정하고 성실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권력기관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과 변호사 제도 자체가 정부기관의 위법행위를 감시·견제하는 목적도 있는데, 변호사가 정부기관의 구성원이 되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정형근, 변호사법 제38조(겸직 제한), 법률신문 2018. 10. 8.자).


다. 변호사의 보수를 받는 공무원의 겸직 제한 조항과 그 문제점

변호사는 보수를 받는 공무원을 겸할 수 없다. 다만,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또는 상시 근무가 필요 없는 공무원이 되거나 공공기관에서 위촉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변호사법 제38조 제1항). 이 조항은 일본 구 변호사법에 있던 것을 참고하여 거의 그대로 규정한 것이다.


일본이 과거에 변호사의 공직취임 제한을 두었던 것은 변호사는 국민을 위하여 그 직책을 다할 것을 본질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직무가 공정하고 성실하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권력행사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 겸직에 의하여 변호사의 사무수행에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려는 취지였다(일본변호사연합회조사실, 조해 변호사법, 235면).


그러나 일본은 2003년 개정된 변호사법에서 이 조항을 삭제하였다. 그 이유는 국제화의 진전, 사회정세의 변화, 가치관의 다양화, 여러 가지 분야의 복잡화, 전문화 그밖에 시대 배경에 기초한 새로운 문제가 출현하여 법조수요가 증대하고 변호사의 활동영역의 확대가 거세게 요망되었다. 또한 변호사가 공직에 취임함으로써 공권력의 적절한 행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개업 변호사가 보수를 받으면서 항상 근무를 하는 공무원의 겸직을 금지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변호사가 정부기관에 취업하여 공무원이 되는 경우가 일반화되었다. 변호사윤리장전 제51조는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자를 사내변호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는 보수를 받는 공무원을 겸할 수 없다는 규정은 시대 변화에 뒤떨어져 현실적인 규범력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변호사가 공무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규정은 시대에 맞게 개정할 필요가 크다.


라. 겸직 제한의 예외가 되는 공무원

다만,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또는 상시 근무가 필요 없는 공무원이 되거나 공공기관에서 위촉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변호사법 제38조 제1항 단서). 변호사가 국회의원 겸직도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2013.8.13. 개정된 국회법은 국회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직 이외에의 다른 직은 겸할 수 없다(제29조 제1항)고 하여 변호사의 겸직도 금지하였다.


변호사는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 있다. '상시 근무가 필요 없는 공무원'은 정부기관의 비상임 위원 또는 계약직 공무원, 대학의 강사와 같은 직은 겸직할 수 있다. 그리고 변호사는 '공공기관에서 위촉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변호사가 행정청의 자문변호사를 하거나 법원의 국선변호인을 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마.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는 행위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의 허가 없이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 또는 법무조합의 구성원이 되거나 소속 변호사가 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변호사법 제38조 제2항).

1. 상업이나 그 밖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경영하거나 이를 경영하는 자의 사용인이 되는 것

2.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ㆍ이사 또는 사용인이 되는 것


변호사가 상업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직접 경영하거나, 그의 사용인이 될 때는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변호사는 공공성을 가진 법률전문직으로 상인이 아니다.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변호사의 품위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방변호사회의 지도와 감독을 받도록 하려는 취지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겸직허가 및 신고규정"과 "겸직허가및신고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조건이지만, 변호사가 상업이나 영리 목적의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변호사 자격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지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다. 아울러 기업체에서 법치주의 문지기와 같은 역할도 기대된다.


바. 겸직 허가 거부처분 사례 (이혼클리닉 운영을 위한 겸직허가 거부처분 취소소송)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원고)는 2001. 3. 27. 서울지방변호사회(피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업무를 경영하기 위하여 피고에 대하여 겸직허가신청을 하였다.


업무 명칭:이혼클리닉

업무 내용:이혼 전의 갈등, 이혼 후의 고민, 이혼에관한법률 등에 관한 상담

업무 형태:초기에는 유료 전화 통화를 통하여 상담을 원하는 자에게 심리상담을 위한 상담사 또는 법률 상담을 위한 변호사가 상담을 하는 방법. 장기적으로는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한 상담, 면접상담, 강연회, 출판 등의 형태로 업무를 함.


피고는 피고 산하 심사위원회에서 여러 차례의 심의를 거치고 상임위원회의 결의를 거친 다음, 2002. 9. 30. 원고에게 그 겸직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위 겸직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은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가 겸직하려고 하는 이혼클리닉 업무에 대하여 한 겸직불허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겸직불허처분의 취소판결을 하였다. 이 판결은 지방변호사회의 법적 지위와 변호사회의 자치권 행사도 사법심사를 받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서울행정법원 2003. 4. 16. 선고 2002구합32964 판결 [겸직불허처분취소]


[1]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에 대하여 행하는 겸직허가행위의 법적 성격(=공공조합이 행하는 행정처분)

변호사회는 공법상의 사단법인이고, 변호사회의 사무 중 변호사의 지도, 감독 등의 사무에 관하여는, 국가가 이를 공행정(공행정)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 사무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실시하면서, 지방변호사회에게 이와 관련하여 소속 변호사에 대한 공권(감독권이나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한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등)을 부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지방변호사회는 행정주체의 하나인 공공조합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에 대하여 행하는 겸직허가행위는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 사이에 맺는 공법관계에서 우러나는 것이고, 직업선택의 자유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하는 변호사의 영리 목적 업무 경영 제한을 해제하여 주는 강학상 '허가'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지방변호사회의 겸직허가행위는 항고소송으로 그 위법 여부를 다툴 수 있는 행정소송법상의 처분에 해당한다.


[2]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에 대하여 하는 겸직허가행위가 변호사회의 자치권에 해당하여 사법적 심사를 할 수 없는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변호사회의 자치권이란 변호사단체에 대하여 독립성과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변호사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적 장치이고, 구체적으로는 변호사회가 자율적으로 변호사 등록을 심사하고, 소속 변호사를 징계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고, 위와 같은 변호사 등록, 징계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에 대한 이의신청과 같은 불복절차(등록에 관하여는 변호사법 제8조 제3항, 징계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00조 등)를 두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회의 자치권이 다른 국가권력인 사법권의 심사를 받지 아니한다는 것까지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고, 변호사에 대한 원칙적인 영리 목적 업무의 겸직 제한은 변호사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변호사에 대한 중대한 권익 제한 사항인 업무정지명령과 같은 사항은 국가행정기관이 직접 권한을 행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권익 제한 정도가 경미한 겸직 허가와 같은 사항은 지방변호사회에 그 권한이 위임되어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 변호사회의 자치권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면서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3]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에 대하여 하는 겸직허가행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변호사의 공공성, 변호사 등록, 징계에 대한 변호사회의 권한 행사를 규정하고 있고, 지방변호사회의 겸직허가 없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겸직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법의 여러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변호사가 겸직하고자 하는 영리 목적 업무에 대하여 겸직을 허가하지 아니할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우선은 그에 관하여 지방변호사회가 한 판단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이러한 겸직 제한은 그 자유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되고 변호사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하며, 그 겸직하고자 하는 업무의 내용, 성격에 비추어 본 업무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 그 업무 수행으로 인하여 비변호사가 법률사무를 수행할 가능성 등 변호사의 공공성 등에 대한 폐해 발생 가능성, 그 폐해가 생겼을 경우 그 폐해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와 그 폐해의 효과적 시정 가능성 등 겸직허가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그 겸직제한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겸직허가는 지방변호사회에게 부여된 요건 판단의 재량권을 넘거나 그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 되어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4] 지방변호사회가 소속 변호사가 겸직하려고 하는 이혼클리닉 업무에 대하여 한 겸직불허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한 사례

원고가 겸직하고자 하는 업무는 영리성을 띄기는 하나, 이혼과 이에 따른 가정 파탄 등 사회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을 도모한다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 보여지고, 피고가 이미 다른 변호사들에게 겸직하여 준 업무 내용과 비교하여 볼 때 원고가 겸직하고자 하는 업무가 특별하게 변호사의 법률사무소가 아닌 곳에서 법률사무를 수행하거나,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 등 피고가 위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폐해가 더 생긴다고 보여지지 아니하며, 설사 운영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징계, 업무정지명령, 등록취소 등의 감독권한을 통하여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겸직하려고 하는 위 업무가 그 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시작조차 못하게 막아야 할 정도로 해악성이 큰 사업이라고 보여지지는 아니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의 위 업무에 대한 이 사건 겸직불허처분은 원고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이상으로 침해하였고, 피고에게 부여된 겸직불허요건 판단의 재량권을 넘거나 그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여진다.


사. 영리업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개정한 일본 변호사법

일본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사업이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하려는 경우 지방변호사회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 바로 이 내용을 우리 변호사법도 참고하여 입법화한 바 있다. 그러나 2003년 개정한 일본 변호사법은 아래와 같이 신고제로 변경하였다.


영리업무의 신고 등

제30조

변호사는 다음 각 호에 게시하는 경우에는 미리 해당 각호에 정하는 사항을 소속변호사회에 신고해야 한다.

스스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영위하려고 할 때 상호 및 해당 업무의 내용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영위하는 자의 대표이사, 집행역 그밖에 업무를 집행하는 임원 또는 사용인이 되려고 할 때 그 업무를 영위하는 자의 상호 혹은 명칭 또는 성명, 본점 혹은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또는 주소 및 업무내용 및 대표이사 등이 되려고 할 때는 그 직명


이런 변화는 변호사가 하는 영리업무가 반드시 변호사의 품위와 신용의 저하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식의 변화와 함께, 오늘날 기업활동에서는 국제화, 고도화, 복잡화에 수반하여 지적재산법 등의 각종 법률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들에 대하여 각 기업이 사전, 사후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준법 경영 및 기업윤리의 확보도 한층 거세게 요구되고 있어서 변호사가 이런 사회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 그리하여 2003년 개정한 변호사법은 영리업무의 사전허가제를 철폐하게 되었다.


아. 휴업 변호사의 겸직 제한 제외

변호사가 휴업한 경우에는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변호사법 제38조 제3항). 변호사윤리장전 제51조는 "사내변호사의 독립성"이라는 제목으로 "정부,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기업, 기타 각종의 조직 또는 단체 등에서 임원 또는 직원으로서 법률사무 등에 종사하는 변호사"를 '사내변호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내변호사가 되려고 할 때 겸직허가를 받기도 하는데, 과연 이런 업무처리가 적법한 것인지 문제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겸직허가 및 신고규정"은 아래와 같이 겸직허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제2조(겸직허가) 회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 이 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1.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영위하고자 할 때

2.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자 또는 법인의 사용인이 되고자 할 때

3.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 또는 이사(사외이사 포함)가 되고자 할 때

위 규정에 의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에 사내변호사로 취업하려는 경우에는 겸직허가를 받아야 하고, 휴업할 필요는 없다. 만약 변호사가 정부기관에 공무원으로 취업한 경우 변호사법 제38조 제1항의 해석상으로는 개업상태에서는 '상시 근무하며, 보수를 받는 공무원'은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휴업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가 휴업을 하면 변호사의 직무를 할 수 없다. 물론 대외적으로 변호사의 자격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자연인의 지위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할 수 있다. 그런데 변호사윤리장전 제51조는 정부기관에 취업한 사내변호사를 상정하고 있다. 이때는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기에 휴업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에 관한 실무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사내변호사가 정부기관의 공무원 지위에서 송무사건을 처리할 수 있지만, 겸직제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휴업하지 않고도 변호사 직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 사내변호사의 송무사건 제한의 위헌성

기업이 사내변호사를 고용한 이유는 그 기업의 법률사무 처리뿐만 아니라 법률사건(송무사건) 처리도 목적으로 한다. 변호사가 송무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서울지방변호사회 "겸직허가 및 신고규정" 및 "겸직허가 및 신고지침"은 아래와 같은 겸직 허가의 취소사유를 규졍하고 있다.


겸직허가 및 신고규정

제16조(허가의 취소사유) ① 회장은 겸직허가를 받은 회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겸직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5. 업무방식, 사건 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송무업무를 주목적으로 겸직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때


겸직허가 및 신고지침

제6조(송무목적인 경우의 겸직허가 취소기준) ① 규정 제16조 제1항 제5호의 겸직허가 취소기준은 다음 각호의 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1. 겸직허가를 받은 회원이 당해 회사의 송무사건을 연간 10건을 초과하여 수임 또는 처리하였는지 여부


사내변호사는 고용된 상황이라서 그 기업의 사건을 처리하더라도 사건수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타인의 사건을 수임할 수도 없다. 따라서 위 "겸직허가 및 신고지침"에서 송무사건을 여난 10건을 초과하여 '수임'이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이다.


사내변호사의 송무사건을 제한하는 것은 변호사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제한이다. 이런 규율을 하기 위해서는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을 받아야 한다. 변호사법이나 다른 법령에는 그런 위임규정이 없음에도 지방변호사회의 "겸직허가 및 신고규정"에서 송무업무를 주목적으로 겸직할 때는 겸직허가를 취소할 수 있으며, "겸직허가 및 신고지침"은 송무사건을 연간 10건을 초과하여 처리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변호사법상 위임규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서 위헌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사내변호사는 고용된 기업의 송무사건을 건수의 제한 없이 처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정형근, 변호사법 주석, 319면).


지방변호사회가 회원들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법률의 근거도 없이 제한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변호사단체는 회칙제정권을 갖는데, 헌법과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과 자치적인 사항을 잘 구별하여야 한다. 사내변호사에 대한 겸직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사유를 송무사건 처리건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오로지 송무사건은 개업변호사가 처리해야 한다는 직역이기주의의 발로이며, 회칙제정권의 남용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사내변호사의 채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역효과도 나올 수 있다.


차. 결 론

겸직 제한의 대상은 개업신고한 변호사에게만 해당되고,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은 적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법무법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하려고 겸직 제한신청을 하였지만, 신청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처분을 당하였다.

법무법인이 그 명칭을 사용하면서 영리사업을 한다면, 그 업무가 변호사의 직무인지 여부를 알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이 점을 고려하여 합헌결정을 했다. 그렇지만 법무법인의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변호사 직무와 유사하거나 관련된 사업을 한다면, 변호사의 공공성이라거나 품위훼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겸직 제한의 대상을 확대할 필요는 있다.


변호사법상 겸직 제한 규정은 변호사 직무에 전념하라는 취지도 있지만, 변호사가 되면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었던 시절의 유산이다. 일본 변호사법은 2003년 대폭 개정하여 변호사가 영리를 행위를 할 때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전환한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여전히 허가제를 유지하는 우리는 겸직 제한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법 제정 당시부터 규정되어 있던 겸직 제한 규정은 개정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가 보수를 받으면서 근무를 하는 공무원으로 취업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라서 이를 금지하는 규정은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겸직 제한에 대한 허가제를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일본과 같이 신고제로 변경하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형근 교수(경희대 로스쿨)

사법시험 34회, 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 전 경희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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