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손님 불친절 응대에 ‘위생 점검’? 여수시 조치, 재량권 남용 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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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손님 불친절 응대에 ‘위생 점검’? 여수시 조치, 재량권 남용 소지 있다

2025. 07. 18 10:5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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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하다”는 여론 속 법적으론 '재량권 남용 소지'

‘손님 응대’와 ‘위생 점검’은 별개 문제

전남 여수시의 한 음식점이 혼자 방문한 여성 유튜버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된 모습. /유튜브 캡처

혼자 밥 먹으러 온 손님을 타박해 내쫓은 여수 식당에 시민들의 공분이 쏟아지자, 여수시가 ‘특별 위생점검’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무례한 업주에 대한 즉각적인 행정 조치에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법적으로는 여수시의 이번 조치가 행정청에 주어진 권한을 넘어선 ‘표적 행정’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빨리 먹어라” 한마디에 쏟아진 공분

사건은 한 여성 유튜버가 여수의 유명 맛집을 방문하며 시작됐다. 2인분을 주문해 식사하던 유튜버에게 식당 직원은 "예약 손님 앉혀야 하니 빨리 먹어라", "아가씨 한 명만 오는 곳이 아니다"라며 반복적으로 면박을 줬다. 유튜버가 손까지 떨며 급히 식사를 마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공개되자 여론은 들끓었다.


논란이 커지자 식당 측은 "동의 없이 촬영했다"고 해명했지만, 유튜버는 "사전에 얼굴이 나오지 않게 촬영 허락을 받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지역 이미지 훼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되자, 여수시가 직접 나섰다.


재발 시 불이익…특별 위생점검 실시

여수시의회 이석주 의원이 공개한 여수시 보고. /이석주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여수시는 해당 식당에 직원을 보내 행정 지도와 친절 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수시의회 이석주 의원은 "해당 업소에 대해 특별 위생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소비기한이 지난 식재료 등이 발견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즉시 행정조치할 예정"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행정 목적 벗어난 '재량권 남용' 소지 있다

시민들의 박수를 받은 여수시의 조치. 하지만 법의 잣대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핵심은 행정청의 권한이 법이 정한 목적과 범위를 벗어났는가 하는 점이다.


1. 권한의 목적: ‘친절’ 잡겠다며 ‘위생’ 칼 빼 들어

식품위생법이 지자체에 위생점검 권한을 준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식품의 안전과 위생 확보'다. 하지만 이번 특별점검의 발단은 위생 문제가 아닌 '손님 응대 태도'였다. 이는 행정 목적을 벗어난 ‘재량권 남용’ 소지가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제재적 행정처분은 그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과 부합해야 한다. 손님 응대 태도 개선이라는 목적을 위해 위생점검 권한을 사용하는 것은 법이 부여한 권한의 본래 목적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2. 수단의 적절성: ‘과잉 대응’ 아닌가

설령 여수시의 관광 이미지 개선이라는 공익 목적을 인정하더라도, '특별 위생점검'이라는 수단이 과연 적절했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이는 ‘비례의 원칙’과 관련된다.


이미 여수시는 해당 식당에 친절 교육과 행정 지도를 실시했다. 손님 응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셈이다. 그럼에도 별개의 사안인 위생을 문제 삼아 특별점검을 하는 것은 특정 업소에 대한 과도한 압박, 즉 ‘표적 행정’으로 비칠 수 있다.


3. 평등 원칙: 왜 이 식당만?

만약 이번 조치가 여수시 전반의 관광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라면, 다른 식당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행정은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인만을 차별적으로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평등의 원칙’ 때문이다.


유독 여론의 뭇매를 맞은 특정 업소만을 대상으로, 그것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위생 문제를 들어 점검하는 것은 행정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결국 여수시의 조치가 시민들의 박수를 받을지언정, 행정권 행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되돌아보게 한다. 불친절한 응대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법이 정한 목적과 비례의 원칙을 지켰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사이다 결말'을 넘어, 행정 재량권의 바람직한 행사 범위에 대한 건강한 논의로 이어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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