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불꽃이 '축구장 1700배' 면적 잿더미로 만들었지만…한전 직원들은 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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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주 불꽃이 '축구장 1700배' 면적 잿더미로 만들었지만…한전 직원들은 또 무죄

2023. 01. 11 17:19 작성2023. 01. 11 17:20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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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강원 고성 대형 산불⋯약 899억 재산 피해

발화 원인은 전신주 불꽃…검찰 "관리 소홀히 한 한전 측 과실"

1심에 이어 2심도 무죄…"주의의무 위반 증명 안 돼"

지난 2019년 4월, 축구장 면적의 1700배가 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 산불 사건과 관련해 전신주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한전 직원들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당시, 전신주 관리를 부실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한국전력(한전) 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11일 업무상실화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7명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전신주에서 튄 불꽃, 발화 원인으로 지목⋯검찰 "한전이 관리 소홀"

지난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에서 산림 1260ha(헥타르)가 소실되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축구장 면적(0.714ha)의 1700배가 넘는 면적이다. 이로 인해 약 899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주민 2명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 결과, 전신주에서 튄 불꽃이 발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신주 관리를 담당했던 한전 관계자 7명이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 업무상실화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현장검증 등을 통해 데드엔드클램프(전신주에 전선을 고정하는 금속 장치)에 볼트와 너트 사이 풀림을 방지하는 스프링와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이 난 전신주의 전선이 90도로 꺾여 있어 육안으로도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도, 데드엔드클램프 커버의 내부를 지난 21년 동안 단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전신주의 위치가 점검·관리에 적합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지난 2019년 4월 고성 산불의 발화지로 지목된 전신주의 모습.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4월 고성 산불의 발화지로 지목된 전신주의 모습.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피고인 과실 인정할 증거 부족"

그러나 1심을 맡은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형사부(재판장 안 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피고인 7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안 부장판사는 "산불 당시 전신주의 전선이 끊어져 불이 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절차상 하자를 발견하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라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2심에서도 스프링와셔 시공 하자를 다시 언급하며, 하자와 산불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피고인들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2심을 맡은 황승태 부장판사는 11일 "한전 내부지침과 관련 자료, 전문가들의 진술과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한전에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며 "내부지침에 없는 주의의무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으려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게 합리적으로 증명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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