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없이 내 눈을 바라봤다 = 스킨십 묵시적 동의'로 해석해 강제추행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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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없이 내 눈을 바라봤다 = 스킨십 묵시적 동의'로 해석해 강제추행한 남성

2020. 08. 10 13:48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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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하고 거부의사 표시했지만 강제추행 지속한 남성

과호흡 증상 보이자 그제서야 행동 멈춰

"묵시적 동의 있었다" 주장했지만⋯법원 "주관적 입장이다"

여성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옷을 벗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재판 내내 "묵시적 동의에 기반한 합의된 신체 접촉"이라는며 무죄를 주장했다. /셔터스톡

"피해자에게 '그만할까요' 라고 물어봤지만, 아무말 없이 내 눈을 그냥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추행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 A씨는 자신이 저지른 강제추행을 이렇게 정당화했다. 그는 자신의 원룸을 찾아온 여성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옷을 벗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내내 "묵시적 동의에 기반한 합의된 신체 접촉"이라는며 무죄를 주장했다.


피해자가 "겁을 먹었고, 반항하면 큰일이 날까봐 그랬다"고 말했지만, A씨는 당시 '피해자의 태도'를 볼 때는 합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 근거가 "눈을 쳐다봤다"는 것이었다.


법원 판단은 어땠을까. 지난 6월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판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건 매우 주관적인 피고인(A씨)의 입장일 뿐"이라며 꾸짖었다. 이어 "원룸 안에서 겁을 먹은 피해자의 태도를 묵시적 동의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게임방송에서 알게된 여성 강제추행한 남성

지난해 7월, 대학원생 A씨의 원룸에 '손님' 한 명이 찾아왔다. 게임 방송으로 알게 된 B씨였다. 둘은 함께 칵테일을 만들어 마셨다.


그러던 중 술을 마시던 A씨가 갑자기 B씨를 덮쳤다. B씨는 수차례 거절하고, 고개를 젓기도 했지만 A씨는 그만두지 않았다. 강제 입맞춤 등이 수위가 높은 스킨십이 이어졌고, 결국 놀란 B씨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과호흡 증상을 보이고 나서야 A씨는 행동을 멈췄다.


사건 직후 A씨는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다. "뭘 잘못했는지 알겠느냐"는 B씨의 문자에 "믿음을 배신했다"며 수차례 "정말 미안하다"는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 당하자, 말을 뒤집었다. 사과한 건 혐의를 시인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거부했지만⋯오히려 증거로 채택 돼

재판을 맡은 신 판사는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처벌은 벌금형으로 정했는데, 1000만원이었다.


신 판사는 "피고인(A씨)은 자신을 믿고 칵테일을 마시러 원룸에 온 피해자를 강제추행했다"며 "그럼에도 모든 신체접촉이 피해자의 자발적 의사에 기인했던 것처럼 변명하는 피고인에게 원칙적인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피고인 A씨가 수사 과정에서 폴리그래프 검사(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거부한 점 역시 불리하게 작용했다. A씨는 이를 막기 위해 "이러한 사실을 증거로 채택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신 판사는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법정에서 "피고인의 힘이 셌고, 좁은 원룸 안에서 더 큰 일을 당할 것 같아 무서워서 반항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는데, 신 판사는 "이러한 진술과 주고받은 문자 등을 보면 상당히 명시적인 거부 의사표시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접촉을 이어갔던 상황이 충분히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벌금과 함께 8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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